올해 연말 출시를 예고한 펄어비스의 야심작 ‘붉은사막’에 사용된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이번 GDC2025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GDC는 게임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게임 기술을 발표하고 개발 노하우 및 경험을 공유하는 글로벌 최대 게임 컨퍼런스로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게임스컴, 지스타, 더게임어워드 등에서 보스전 시연을 선보인데 이어, 이번 GDC에서는 붉은사막에 구현된 뛰어난 시각 효과, 디테일한 오픈월드 등 엔진의 높은 비주얼 품질(visual fidelity)을 현지 미디어를 대상으로 선보였다.

‘블랙스페이스 엔진’은 이전에 자체 개발한 검은사막 엔진으로 ‘검은사막’을 만들어냈던 경험을 살려, 펄어비스만의 룩앤필(Look& Feel), 기술에 대한 완전한 통제(Control of Technology), 멀티플랫폼 지원 및 대응(Multi-Platform Support) 등 펄어비스가 추구하는 비전을 모두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번 GDC 시연에서는 주인공 클리프가 탐험하는 광활한 파이웰 대륙이 거리 기반 렌더링으로 구현돼,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용자가 직접 탐험할 수 있는 실제 풍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플레이어가 탐험할 다양한 장소는 렌더링과 심리스 로딩을 중점으로 구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렌더링할 환경의 부분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드로우 디스턴스(draw distance)를 최적화하며, 거리 렌더링과 로딩 기능을 함께 사용해 부드러운 게임플레이를 보여준다. 특히 하늘에서 뛰어내려 빠른 속도로 하강할 때 현실과 같은 생생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붉은사막 특유의 강렬하고 역동적인 전투도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부분이다. 타격의 무게감이나 충격을 충실히 전달하며, 캐릭터가 공격을 받거나 공격할 때 사실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공격의 무게감, 물리 효과, 액션의 디테일, 시각적 표현 등 섬세한 디테일로 전투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오브젝트에 가해지는 힘에 따라 오브젝트의 파편 수가 달라지는 등 물리 효과를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적들이 전투 중 날카로운 방벽에 부딪혀 피해를 입거나, 서로 충돌하여 피해를 주고받는 등 사실적인 상호작용도 구현된다.
빛의 표현과 날씨의 변화는 게임을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다. 붉은사막은 레이트레이싱을 통해 날씨, 겹쳐진 사물,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빛, 등불이나 난로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광원에 따른 빛의 경로를 표현한다. 실시간 조명 계산(Real-time Light Calculation) 기술 덕분에 모든 조명이 실시간으로 계산되며, 파티클 입자의 움직임과 조명이 연동되어 불 효과 등의 자연스러운 조명 표현이 가능하다.
게임의 사실감을 더해주는 실시간 환경의 변화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영상에서는 폭우, 강풍, 눈 등 다양한 날씨가 사실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대기 산란 효과와 구름(Unified Atmospheric Scattering with Volumetric Cloud)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캐릭터들의 머리카락부터 말의 갈기와 꼬리, 나무, 풀, 마을의 빨랫줄에 걸린 천 등이 바람에 자연스럽게 휘날리는 것이 현실성을 더해준다.
다양한 나무들도 붉은사막의 세계에 생동감을 더한다. 일반적으로 나무를 배치할 때 종류에 한계가 있어 동일한 나무 모양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블랙스페이스 엔진에 형태 변형(Shape Variation) 기능을 추가해 간단한 조작으로 다양한 모양의 나무를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세밀한 물의 움직임 표현도 붉은사막 세계에 생동감을 더한다.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 FFT) Ocean Simulation과 쉘로우 워터 시뮬레이션(Shallow Water Simulation)을 통해 파도와 조수의 움직임까지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데모에서 시연한 안개효과는 플루이드(Fluid)와 프록셀 레이마칭(Froxel Raymarching)을 사용하여 리얼하게 구현된다. 클리프가 움직일 때 안개가 갈라지고, 잔해가 소용돌이를 치는 모습까지 세밀하게 표현된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라이팅이 안개의 밀도와 색상에 영향을 미치는 등 실제 자연 현상을 방불케 한다.
덕분에 이번 GDC2025에서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구현한 ‘붉은사막’의 광활한 오픈월드를 감상한 해외 미디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IGN은 “가장 아름다운 엔진 중에 하나입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인 엔진입니다.”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MMORPG.COM에서도 “최근에 본 엔진 중에서 가장 뛰어납니다. 그냥 월드 자체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즐겁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Wccftech에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보기 힘든 작은 디테일과 날씨 등 상호작용 수준에 놀랍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이전에 경험해 본적 없는 것들이에요”라고 호평했으며, Gamers Heroes에서도 “월드를 이렇게 세밀하게 만든 것과 의류 물리 효과에 정말 감탄하게 됩니다. 그만큼 개발자들의 열정이 느껴집니다”라고 호평했다.
펄어비스만의 색깔이 담긴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올해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붉은사막’뿐만 아니라 개발 중인 ‘도깨비’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