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게임에서 세상을 구원하는 주인공들이 최상의 장비를 찾아서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하는 것처럼, 언제나 자신의 실력을 한단계 높여줄 수 있는 딱 맞는 장비를 찾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예전과 달리 게이밍기기가 발전하면서, 자신의 게임 실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주변 기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밀한 조작이 매우 중요한 키보드와 마우스는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제조사들에서 여러 타입의 기기들이 나오는 중이다.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 게이밍 주변기기 전문 업체로 유명한 스틸 시리즈에서 최근 색다른 키보드를 하나 선보였다. 크기를 줄이고 게이밍 기능으로 알차게 채운 에이펙스 프로 미니 GEN 3 키보드다.


요즘 게이밍 키보드는 예전에 청축, 갈축, 적축을 따지던 시절을 지나서, 108키로 구성되어 있는 일반 키보드에서 자주 쓰지 않는 키를 제거하고 크기를 줄여서 마우스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일반적으로는 게임 중에서는 쓰지 않은 숫자키 패드 부분을 제거한 텐키리스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 에이펙스 프로 GEN 3 미니 제품은 한발 더 나아갔다. F1~F10 펑션키와 방향키까지 제거해서 사이즈를 기본 키보드의 60%까지 줄인 것이다

일반적인 108키 키보드의 경우 백팩에 들어가기 약간 부담스러운 크기인데, 이 정도는 어떤 가방에도 가볍게 쏙 들어갈 정도로 부담이 없고, 가볍다. 일반적인 책상보다 공간이 좁은 PC방 1인 좌석에서도 마우스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뒷면으로, 키보드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지지대 뿐만 아니라, 중간에 키보드 키캡 리무버까지 들어 있어, 키캡에 이물질이 묻더라도 바로 뽑아서 손쉽게 청소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섬세함이 느껴진다.

크기는 작게 줄였지만, 게이밍 성능은 기존 에이펙스 프로 GEN 3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스틸 시리즈가 자랑하는 옴니포인트 3.0 기술이 적용된 하이퍼 마그네틱 스위치 덕분에 더 빠른 입력 속도를 자랑한다. 옴니포인트 3.0 기술은 키보드가 감지할 수 있는 단위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기술로, 0.1mm로 설정하면 기존 기계식 스위치보다 10배 빠르게 작동한다.

또한, 새롭게 개선된 스태빌라이저가 키 캡의 흔들림을 감소시키고, 모든 키에 개별 윤활 처리 및 3중 흡음재로 키 입력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하고 정숙한 타건감을 제공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런 기술들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체감하기 쉽지 않지만, 직접 사용해보면 키를 눌렀었을 때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격하게 키를 눌러도 키 소음이 게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요즘 헤드셋은 키 소음을 줄여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 정도라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더라도 큰 지장이 없어보인다. 예전에 경쾌하게 키 입력 소리가 나는 기계식 키보드가 유행한 적도 있었는데,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스틸시리즈 전용 프로그램인 스틸시리즈 GG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세밀한 조정까지 할 수 있다. 앱을 실행시키면 전반적인 키보드 세팅값을 바꿀 수 있어서, 키를 빠르게 반복해서 눌러도 키 입력이 누락되지 않게 해주는 래피드 트리거, 원하지 않는 다른 키가 눌러지는 상황을 줄여주는 프로텍션 모드, 키를 누른 상태에서 다른 키를 추가로 눌렀을 때 나중에 입력된 키를 우선 처리해줘서 조작을 더 부드럽게 해주는 래피드 탭 등 다양한 설정값을 자신에게 맞게 변경할 수 있다.
키 별로 세밀하게 세팅을 할 수 있는 것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너무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스틸시리즈에서 제공하는 GG 퀵셋을 활용하면 된다. 유명 게임에 맞춰서 설정되어 있는 프리셋을 불러오면 이에 맞춰서 기기 세팅이 변경되기 때문에, 게임별로 최적화된 경험을 할 수 있다. 프리셋이 제공되는 게임 리스트를 보면 발로란트,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2, 배틀그라운드 등 유명 게임들은 대부분 지원하기 때문에, 프리셋 기능만 잘 활용해도 자신의 게임실력이 이전보다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게이밍에 특화되어 있는 제품이다보니, 기본 키보드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다. 펑션 키 조합을 통해 방향키, F1~F10 등 모든 키를 활용할 수 있긴 하지만,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스틸시리즈의 발표에 따르면 2024 WDG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 출전 프로 선수 52%, 그리고 2024 OWCS 코리아 출전 프로 선수 60%가 에이펙스 프로 게이밍 키보드를 사용했다고 한다. 일반인보다 훨씬 빠른 반응 속도를 가진 이들이 만족할 만큼 게이밍 성능에 특화되어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결과다.
이 키보드를 사용한다고 일반인이 바로 프로 선수급의 실력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친구들과 함께 PC방에 갔을 때 이 키보드를 꺼내서 세팅한다면 바로 ‘오~~~’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경기에서 이겨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