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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김효주가 1년 5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한 원동력은 구질 변화와 퍼터 교체였다.
김효주는 지난 1월 보름 동안 미국 하와이주에서 겨울 훈련을 했다.
늘 하던 겨울 훈련이었고 체력 훈련과 쇼트게임, 그리고 퍼팅 연습 등 필수적인 훈련 내용은 다 포함됐다.
다만 전과 달랐던 것은 드로 구질 연마였다.
곧고 정확한 샷을 구사해온 김효주는 그동안 따로 구질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비거리는 조금 뒤처졌지만, 워낙 정확한 샷을 때리는 김효주는 스윙 머신이나 다름없다는 찬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7월이면 만 30세가 되는 김효주는 줄어드는 비거리를 보충하지 않으면 L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겨울 훈련 동안 김효주는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 구질을 집중적으로 익혔다.
그 결과 김효주의 드라이버 샷은 왼쪽으로 살짝 휘어지면서 전보다 더 낮게 날아가 페어웨이에 떨어진 다음에도 전보다 더 멀리 굴러가는 구질로 바뀌었다.
아이언 샷도 드라이버 샷만큼은 아니지만 드로 구질로 바꿨다.
이런 구질 변화로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우선 늘어난 비거리 덕분에 더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다.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 17번 홀(파5)에서 아이언으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고, 릴리아 부(미국)와 연장전에서도 티샷을 더 멀리 보냈다.
아직 기록상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김효주가 드로 구질로 바꾼 것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또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 쓰던 퍼터 대신 새 퍼터를 사용했다.
최근 투어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로 토크 퍼터에 관심이 생긴 김효주는 지난 18일 주문한 새 퍼터를 받았다.
퍼팅 연습장에서 써본 김효주는 "마음이 든다"면서 곧바로 이번 대회 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들고나온 퍼터였지만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 담는 등 신들린 퍼트 감각을 과시했다.
김효주는 이와 함께 요넥스가 새로 개발한 초경량 카이자라이트 샤프트를 드라이버부터 페어웨이우드, 하이브리드, 아이언에 장착해 사실상 새로운 클럽을 사용했다.
김효주는 "새로운 샤프트와 퍼터를 사용했는데 좋은 샷감과 함께 시너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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