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가 유럽 전기차(EV)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로 인해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마련된 전략이다.
기아의 송호성 CEO는 4월 3일 서울모빌리티쇼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 내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업계 평균 전망치인 54%를 웃도는 수치다.
한편,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의 요구를 반영해 배출가스 규제 적용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제안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2035년 제로에미션 목표를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감축 목표 이행 시점을 3년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종 대표는 이 목표가 쉽게 철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EU는 자동차 업계가 투자할 시간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아는 언제든지 EU의 요구에 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미국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히며, 전기차 세액 공제(7,500달러) 등 인센티브 제도도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이는 미국에서 주요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송 대표는 “현재까지 미국의 배출가스 규제는 크게 변한 게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향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몇 년의 지연이나 일부 조정은 있을 수 있겠지만, 기아는 원래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을 2024년 약 80만 대에서 2033년경까지 120만 대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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