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소울 시리즈와 엘든링으로 소울라이크 장르를 이끌고 있는 프롬소프트가 신작 ‘엘든 링 밤의 통치자’에 이어, 닌텐도 스위치2 독점 타이틀인 ‘더스크블러드’를 연이어 공개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5월 30일 발매를 앞두고 있는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전세계 28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엘든 링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게임이다. 제목이 엘든 링이 포함되긴 했지만, DLC가 아니라 단독 실행 게임이며, 최대 3인까지 협력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서바이벌 액션 장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닌텐도 스위치2 발표 행사에서 최초 공개된 ‘더스크블러드’는 요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PvPvE 플레이를 핵심으로 내놓은 신작이다. 프롬소프트와 소니가 협력해서 만든 전설의 게임 블러드본을 연상시키는 첫인상 때문에 블러드본 후속작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멀티 플레이 중심의 서바이벌 게임 장르이며, 최대 8인까지 게임에 참가해 생존 경쟁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두 게임 모두 프롬소프트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소울라이크 기반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멀티플레이를 핵심 플레이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다크소울’, ‘엘든 링’ 모두다른 이용자와 함께 협력하는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긴 했으나, 기본은 싱글이었고 멀티플레이는 부가적인 요소로 지원됐지만, ‘엘든 링 밤의 통치자’와 ‘더스크블러드’는 멀티플레이가 메인 콘텐츠다.

특히, 최대 3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엘든 링의 소스를 적극 활용해서 만든 외전 같은 게임이기 때문인지 PVP 요소 없이 협력 플레이만 지원하지만, ‘더스크블러드’는 PVP가 핵심이다. 기존까지 싱글 플레이 위주의 게임들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세계적인 개발사로 떠오른 프롬소프트의 색다른 변신이다.
프롬소프트 측은 이후에도 싱글 플레이 게임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2개의 신작을 연속으로 라이브 게임 중심으로 선보이기로 결정한 것은, 다른 게임사들과 마찬가지로 라이브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력에 높은 기대감을 가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엘든링으로 28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면서 싱글 플레이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프롬소프트를 비롯해 소니, 유비소프트 등 많은 게임사들이 라이브 게임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AAA급 싱글 플레이 게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에 발매돼 스팀에서 장기간 판매 1위를 달성하고, 그해 전세계 유명 GOTY를 싹쓸이한 엘든 링이 2800만장을 기록했고, 마찬가지로 2023년에 전세계 게임 시장을 싹쓸이한 발더스게이트3 역시 1500만장 판매를 기록했다. 소니의 간판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갓오브워 라그나로크도 1100만장 판매고를 올렸으며, 마블 스파이더맨2 역시 1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후에도 세일이 진행되면 판매량이 올라갈 수 있고, 콘솔로만 발매된 독점 게임의 경우 PC판이 발매되면 판매량이 더 올라갈 수도 있긴 하나, 아무리 잘 만들어도 판매량이 3000만장을 넘기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블 스파이더맨2의 경우 1100만장 이상 판매되면서 엄청난 흥행 성적을 기록했지만, 제작비가 3억 1500만 달러, 한화로 4000억이 넘는 금액이 투입됐기 때문에, 실제 수익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라이브 게임들은 흥행에 성공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서구권 배틀로얄 시장을 이끌고 있는 포트나이트는 출시 8개월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현재도 서구권 게임 중에서 독보적인 매출 1위에 올라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역시 무료화 전환 이전에 이미 누적 7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무료화를 선언하고 시즌 패스 등을 판매하는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이후에는 동시접속자 130만명을 기록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출시 7년차 게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수치다.

물론 모든 라이브 게임들이 이 같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초에 돌풍을 일으켰던 헬다이버즈2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다가 운영 이슈로 추락했으며, 소니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콘코드는 날아보지도 못하고 좌초했다. 싱글 플레이 게임과 달리 운영 이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신작 2개를 연속으로 라이브 게임으로 준비한 프롬소프트뿐만 아니라 최근 신작들의 연이은 실패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유비소프트도 대표작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레인보우식스 시즈X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출시 10년차 게임이 된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판매량이 정체됐지만, 부분유료화로 전환되는 레인보우식스 시즈X는 유비소프트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력적인 스토리를 통해 엔딩 때 뿌듯한 감동을 주는 싱글 플레이 게임 특유의 매력은 게임 이용자 입장에서 포기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라이브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게임사들의 선택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흐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