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클라우스·플레이어 등 달성…우즈 이후 25년 만에 새 주인공 탄생

[로이터=연합뉴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의 한을 마침내 풀며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제 '전설'의 반열에 들게 됐다.
매킬로이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까지 11언더파 277타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 버디로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2011년), PGA 챔피언십(2012, 2014년), 디오픈(2014년)에서 모두 우승을 거둔 뒤 한참 동안 끊긴 메이저 트로피를 모처럼 들어 올린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에선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골프 역사에서 마스터스와 US오픈, 디오픈, PGA 챔피언십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선수는 매킬로이가 역대 6번째일 정도로 드문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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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에 앞서 진 사라젠과 벤 호건(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아널드 파머나 톰 왓슨, 바이런 넬슨, 샘 스니드,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 세계 골프계를 호령한 선수들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이루지 못했다.
사라젠이 1920∼1930년대, 호건이 1940∼1950년대, 플레이어가 1950∼1960년대, 니클라우스가 1960년대, 우즈가 1990∼2000년대에 각각 4대 메이저 대회를 최소 한 차례씩 제패했다.
전체 메이저 우승 횟수로는 니클라우스가 18승으로 가장 많고, 우즈가 15승, 호건과 플레이어가 9승, 사라젠이 7승을 기록했다.
우즈가 4대 메이저 대회 중 1997년 마스터스에서 가장 먼저 우승한 뒤 1999년 PGA 챔피언십, 2000년 US오픈과 디오픈을 제패하며 그랜드 슬램을 이룬 뒤 많은 선수가 '차세대 황제'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좀처럼 새로운 주인공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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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매킬로이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유독 마스터스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맞추기까지 11년을 기다려야 했다.
세계 골프계 경쟁이 매년 더 치열해지고 고도의 기술 발전이 이어지며 메이저 대회 코스도 더 길어지고 까다로워지는 중에 어려운 코스로 꼽히는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매킬로이는 17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그린 재킷'을 입었다.
PGA 투어에서도 손꼽히는 최장타자인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3∼4라운드 출전 선수 중 1위인 평균 34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샷을 날리며 우승의 발판을 놨다.
이날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연장 첫 번째 홀(18번 홀·파4)의 두 번째 샷을 비롯해 필요할 땐 매서운 아이언 샷도 뽐내며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최고의 '명인'에 등극했다.
올해 PGA 투어에서 앞서 5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거둬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려온 매킬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그 자리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세계랭킹 1위 탈환에도 가까워져 당분간은 그의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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