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불만 가중…市, 16홀 규모 18홀로 시설·설계변경 불가피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5년 전 유료화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정규 홀보다 2홀 적은 16홀로 조성된 파크골프장에 대해 세종시가 뒤늦게 유료화 드라이브에 나섰으나 반발이 작지 않다.
애초 세종시와 시의회가 의기투합한 '작품'이었으나, 쌓여가는 관리비 부담 탓에 이젠 유료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갑작스러운 유료화 추진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29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연간 수천만 원에 이르는 관리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이르면 5월부터 18홀 이상인 관내 2개(금강·부강) 파크골프장을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루 이용료는 3천원, 65세 이상 세종시민은 50%를 할인해 준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미 2020년 7월 정규 18홀 이상 파크골프장의 경우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근거 조례를 제정했기 때문에 유료화에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유료화 전환을 코앞에 두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유료화 전환 예정 파크골프장 2곳 중 1곳(부강)이 해당 조례가 제정된 후인 2020년 12월께 16홀로 조성돼 준공검사를 받은 탓에 유료화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부강 파크골프장 조성 당시 모 시의원이 주축이 돼 유료화 전환을 회피하고자 1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을 주장했고, 시 관련 부서도 '동조'하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여기에는 조례상 18홀 미만 시설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 깔린 '합심'이 있었다.
해당 파크골프장 시공사는 16홀 규모로 조성해 준공 검사를 받은 뒤 2개 홀 분의 물품(깃대, 홀컵 등)을 추가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강 파크골프장 이용자들은 임의로 2개 홀을 만들어 18홀의 파크골프를 즐겨왔다.
세종시 역시 부강 파크골프장이 18홀로 이용되는 걸 알았지만, 수년간 시설 변경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갑자기 유료화 추진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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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이용자들은 해당 파크골프장이 공식적으로 16홀에 불과해 세종시 조례가 정한 유료화 대상 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실제 해당 파크골프장은 여전히 16홀 규모 시설로 등재돼 있어, 유료화하려면 추가적인 행정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시청 안팎에선 5년 전 시의회가 예산을 꼼수로 집행하고, 그 후 수년간 시설 관리에 소홀했던 세종시의 행정 처리가 '제 발등을 찍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세종시는 16홀로 등재된 파크골프장을 18홀로 시설 변경하는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시는 아울러 이날 오후 시의회에서 파크골프협회 등과 간담회를 열고 유료화에 대한 의견을 들을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내달 1일로 예정된 유료화 전환은 미뤄질 전망이다.
한 시의원은 "예산 집행을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시의원들도 자성하고 예산이 바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2021년부터 18홀로 사용된 파크골프장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듣고 유료화 전환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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