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이하 게임특위)가 28일 국회의원회관 정책위 회의실에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며 '게임 질병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의 질병 도입 논란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고자 개최된 이 토론회는 ‘게임이용장애 도입, 왜 반대하는가’라는 주제로 이장주 게임특위 부위원장(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을 좌장으로 하여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 메제웍스(MEJE works)의 김동은 대표, 이민석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연구교수, 남윤승 OGN 대표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이장주 게임특위 부위원장 "게임질병 환자, 도저히 찾을 수 없어"
"게임 중독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수소문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찾을 수 없었다. 게임 중독이 그렇게 광범위하게 많다면, 주변에 흔해야 하는 거 아니냐. 게임 중독이라는 주장이 20년이 넘었는데 그런 사례가 안 나온다."

이장주 부위원장은 첫마디부터 '게임중독'이 허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게임중독 환자나 게임중독 의료기관이 그만큼 퍼져있다면 용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입소문도 날 것인데, 어찌 된 일인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장주 부위원장은 게임중독을 주장하는 이들을 살펴보면 "게임이라는 대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고, 때문에 '게임의 이용'에 대한 정의는 더 불명확하다"라며 "문제 증상마저 불명확하다 보니 실효나 검증도 불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장주 부위원장은 "게임 과다로 일상에 심각한 증상이 있다는 것을 게임 중독이라고 주장하는데, 프로게이머나 게임 개발자도 게임을 많이 하는데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으면 중독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그럼 과소가 문제라는 건데, 학교에 가기 싫고 일하기 싫은 사람들은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면 치료가 된다는 놀라운 상황이 나온다."라며 게임의 질병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된 형태라고 주장했다.
백주선 변호사 "게임이 4대 중독과 같은 선에 놓고 규제할 콘텐츠인가"
백주선 변호사는 "게임에 빠진 사람들을 치료하고 도와주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의사들의 입장에 대해 그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진단 기준에는 명확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백 변호사는 ▲병적 행위와 일상적 몰입의 경계 불분명 ▲문화적-연령적 차이의 미반영 ▲ 게임을 하는 이유에 대한 고려 부족 등을 통해 문제점이 있다고 보았으며, 특히 게임 질병화에 대해서는 ▲낙인 효과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주장했다.
게임이 질병이 되는 순간 불필요한 나비 효과가 생겨나고, 부모나 사회의 과도한 개입이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또 의료 정책에도 변화가 진행되어, 부정적인 현상이 일어났을 때 게임 이용 장애로 인한 질문에 항상 답해야 하는 상황이 되며 병역과 관련해서 문제가 된다면 병역 기피의 사회적 난입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동은 대표 "게임 질병화는 K콘텐츠의 종말을 야기할 것"
메제웍스(MEJE works)의 김동은 대표는 모든 콘텐츠가 이미 디지털화되고, 그 경계가 불분명해졌기 때문에 게임 질병화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보았다.
김 대표는 "옛날에는 산업군이 분리가 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펜으로 쓰고, 누군가는 물감으로 그리고, 누군가는 개발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었고, 그 모든 것이 게임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제는 모든 콘텐츠가 3D 모델링이 끝나 있고, 게임과의 장벽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이미 카카오 페이 메신저에도, 알리 앱에도 게임이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 즐기던 오징어 게임과 딱지치기가 글로벌 1위를 찍는 시대다. K팝, K컬처, K문화까지 왔는데, 애니메이션까지는 괜찮고, 인터랙션을 가지는 순간 질병이 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김 대표는 게임 질병화 논리를 이어가다 보면 K콘텐츠 자체에 심대한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김 대표는 이미 게임이 유행이 지난 콘텐츠라고 자조 섞인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미 시중에 유행하는 책은 '도둑맞은 집중력', '디지털 디톡스' 등이라며, 김 대표는 "유튜브의 극단적 성장에 게임의 해악성이 껴들 곳이 있긴 한 거냐"라고 반문했다.
이민석 교수, 남윤승 OGN 대표 "e스포츠가 완전히 무너진다"
게임 질병화가 실효성은 없으면서도 e스포츠 업계에 굉장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민석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연구교수는 "지난 2023년에 서울 광화문을 덮은 롤드컵에 벤츠, 마스터카드, 코카콜라, 관광공사 등 엄청난 글로벌 스폰서가 붙었다."라며, "게임이 질병화가 되는 순간 이 모든 후원 스폰서십이 사라질 것"이라 진단했다.
이미 해외는 다양한 국가기관이 e스포츠와 융합하는 시대이고,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올림픽 시범 종목 등 국가 경쟁력에 준하는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데 게임 질병화가 큰 장벽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남윤성 OGN 대표 또한 "한국 만화 업계가 온갖 규제를 받다가 글로벌 경쟁력을 받기까지 30년이 걸렸다."라며 "과거 헤비메탈, 히피 문화, 힙합 음악 등 기성세대의 도덕적 공황이 과도한 콘텐츠 규제로 이어지는 것이 변화되지 않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남 대표는 "게임이 중독 물질이자 질병화되면 술처럼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광고에 제한이 걸린다거나 프로그램 편성 제한 등 콘텐츠를 위축시키는 다양한 규제가 따라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