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지난 2023년 6월 08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일본 최고의 레전드 오락실이라고 할 수 있는 미카도와 헤이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일본도 오락실 침체기인 건 마찬가지!]
조기자: 안녕하세요검떠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일본 오락실 탐방기를 쓰게 되었군요.
검떠: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 다녀온지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요, 아.. 오랜만에 다녀온 탓인지 일본 음식도 좋았고 즐거운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특히 일본 아키하바라 투어, 게임 레전드 참여 등을 겪었는데.. 하나 느낀 점이 바로
'일본도 오락실이 사라지고 있다!' 였습니다.
조기자: 맞습니다. 오락실이라는 게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지요. 오락실 기기가 수천만 원씩 하는데다, 체감형 게임기들을 제외하고 대전 격투 게임 같은 경우는 가정용 콘솔 게임이 워낙 잘 나오다보니 완전히 밀렸고.. 슈팅 게임 같은 경우도 매니악하다보니 점점 사람들이 오락실에 갈 이유가 없어졌던 거죠.
이러한 악조건에 오락실 업주들도 비싼 기판을 가져다놓을 여력이 없어지게 되고, 또 코로나로 치명타를 입으면서 일본에서도 좀처럼 오락실을 볼 수 없게 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같은 오락실 세대에겐 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검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갔던 일본 오락실의 상징과도 같은 두 장소, 헤이 오락실과 미카도 오락실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아키하바라, 헤이 오락실을 가다!]
검떠: 자아~ 첫 번째로 아키하바라에 위치한 헤이 오락실을 살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아키하바라에 오면 꼭 한 번 방문해야하는 오락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이토에서 운영하는 이 오락실은 과거 클럽 세가와 함께 아키하바라를 대표하는 게임센터이기도 했는데요, 세가가 아케이드 사업에서 정식 철수하고 '기고'에게 물려줌에 따라 이제는 아키하바라의 최고 게임센터라고 하면 '헤이'를 꼽게 되었습니다.

조기자: 위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키하바라 역에서 크게 멀지 않습니다. 그정도로 명당자리라고 할 수 있죠.
잘 모르더라도 아키하바라 역에서 나와서 조금만 방황하다보면 '아 여기가 헤이 오락실이네?' 하면서 발견될 정도로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해있으니까요, 일본 아키하바라를 가시게 되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자 입구로 가 볼까요?


조기자: 이렇게 주황색 간판에 '헤이'라고 씌여져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 간판을 보면 그만큼 설레입니다. 매번 업데이트 없이 똑같아보이지만, 그래도 매번 올때마다 여기에 깔려있던 게임들 해보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씩씩하게 들어가서, 타이토의 3 화면 게임들부터 살펴봅니다. 헤이의 명물 '다라이어스' 시리즈도 잘 있군요.


조기자: 언제 봐도 군침이 흐르는 명품 게임기! 타이토 '다라이어스'와 '닌자 워리어스'입니다. 14인치 브라운관 3대를 거울 반사경을 통해 길게 화면을 만들었죠.
제가 어릴때 개포 도서관 앞에 새명랑 오락실에서 이 다라이어스를 즐기곤 했습니다. 엉덩이가 짜르르 흔들릴 정도의 우퍼에 너무 너무 생동감 넘쳤었던 그 기억이 이 다라이어스 실기만 보면 떠오릅니다.


검떠: 그런데 저도 봤는데 화면이 밝기가 고르진 않더라구요. 빛 반사 거울이 문제가 있는 걸까요?
조기자: 시간이 오래 되어서 가운데 브라운관의 밝기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겠죠 아마 신품 출시 당시에는 화면 밝기가 얼추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기자: 이러한 '다라이어스' 옆에는 '다라이어스 버스트'가 있었죠. 32인치 16대9 LCD 2대가 연결된 '다라이어스 버스트'. 역시나 명불허전인 게임기입니다. 다만 이 게임기는 국내에도 몇 대 들어왔기 때문에 가지고 계신 분들이 몇몇 분 계시죠. 스팀으로도 출시가 됐구요.

조기자: 이어 눈돌아가는 화면.. 2층에 이렇게 슈팅 게임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습니다. 슈팅 게임은 다들 타이토 이글렛2 기통으로!!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글렛 기통이 도대체 몇 대인가...!!!
화면도 하나 같이 잘 세팅되어 있고 정갈한 느낌이 들죠. 국내에서 오락실 업주들이 대충 꾸며놓고 화면이나 레버를 손도 봐주지 않는 것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퀄리티 차이가 느껴집니다.
검떠: 그렇죠. 화면도 최상, 레버와 버튼도 최상이었습니다. 이렇게 이글렛 캐비넷이 주욱 나열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여기에 와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여지네요.





조기자: 이렇게 2층이 슈팅 게임으로 꾸며져 있는데, 3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눈에 띄는 캐비넷이 하나 있더군요. 바로 '나이트 스트라이커' 입니다.
사실 이 '나이트 스트라이커'는 국내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메가씨디로 즐기신 분들이 많이 계실 거에요.




조기자: 이렇게 2층을 두루 두루 살펴보는 도중에, 의외의 기기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프리 플레이!!'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해놓다니!!
게임을 보니 '다라이어스 가이덴'이더군요. 이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해뒀습니다. 이 게임도 '아아아아아아~~~' 라는 육성이 BGM에 함께 흘러나오면서 게임도 재미있는 명작이죠. 슬쩍 앉아서 한 판 해봤습니다.

조기자: 자아 2층을 살펴보고 3층으로 올라가니 다양한 액션 게임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화면 하나 하나 또렷하게 세팅되어 있는 걸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 뿐입니다. 게임도 '테트리스', '원더보이 2' 등 추억을 잔뜩 소환하는 게임들이네요.


검떠: 저는 한쪽 편에 캡콤 액션 게임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는 곳이 좋았습니다. '대마계촌'부터 '파이널 파이트', '천지를 먹다 2'.. 명작 게임들이 잔뜩 있어서 저도 모르게 눈이 돌아가더군요.
제가 웬만하면 캐비넷 욕심을 부리지 않는데 이 이글렛 2 캐비넷은 진짜 한 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아보이더군요. 아름다운 도트 화면들이 눈 속에 흡수되듯 빨려들어와서.. 와...
조기자: 저는 이 '부리키'가 눈에 띄더군요. 좀처럼 볼 수 없는 게임이었는데 헤이 오락실에 있어서 재미있게 구경했습니다.

조기자: 이렇게 '헤이 오락실'을 다녀왔는데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이전에는 여기에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시리즈로 고수들이 한참 대결을 하고 있었는데, 평일 낮 시간이다보니 그렇게 고수분들이 와 계시진 않더군요. 다음에 한 번 고수분들 많을때 와서 겨뤄보고 싶습니다.
[일본 최고의 레전드 오락실, 미카도!에 가다]
조기자: 다음은 '미카도 오락실' 입니다. 미카도는 현재 2군데 위치해있는데요, 저희가 간 곳은 '다카다노바바' 역에서 아주 가까운 미카보 본점이었습니다. 여기서는 저녁때마다 각종 '레트로 게임'의 전국대회가 열릴 만큼 '대회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죠.
주말에 대회가 열릴 때 가서 구경하는 것도 좋고, 평일에 한적할 때 가서 다양한 신기한 게임기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겁니다.


검떠: 여기로군요~ 여기가 바로 미카도 오락실!
조기자: 네 가끔 일본에서 '사무라이 쇼다운 2' 전국 대회나 '아랑전설 스페셜' 등의 게임을 보면 전국 대회가 여기에서 열리곤 했죠. '버추어 파이터 3TB'도 대회가 자주 열렸습니다. JR 메인 라인이고 신주쿠 역에서 2정거장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도쿄에 가면 한 번쯤 관광지 느낌으로 가볼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검떠: 이 미카도 오락실에서 가장 신기한 게임기는 뭔가요?
조기자: 제일 신기한 게임기요? 일단.. 제가 보기엔 남코의 '스타 블레이드'가 최고로 신기한 게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오락실에선 본 적이 없어요. '스타 블레이드'...


조기자: 이 '스타 블레이드'는 자세히 보시면 화면이 휜 아크릴 같은 것으로 덮여 있습니다. 그래서 화면이 굴절되어 보이죠. 그냥 브라운관을 보는 게 아니라 브라운관에 이어 굴절된 아크릴로 각도에 따라 조금씩 화면이 달라 보입니다.
과거에는 화면에 생동감을 주기 위한 하나의 요소로 이러한 특수 아크릴을 활용했던 것이죠. 그 느낌이 다소 이질적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당시의 첨단 기술?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미카도에 오시면 꼭 보세요




조기자: 그리고 저희가 '헤이' 오락실에 갔을 때에는 대부분 이글렛 2 게임기였는데요, 이곳 미카도 오락실에 오니 대부분 세가의 아스트로시티가 배치되어 있더군요. 역시나 화면 세팅이 기가 막히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기기의 정갈함 등은 헤이 오락실이 앞섰는데요, 이 미카도 오락실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다보니 아무래도 기기가 상대적으로 더 낡아보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기자의 눈을 번쩍 뜨게 한 두 게임, 프링클스타 스프라이츠와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조기자: 으아아아 '문워커~~~' 그리고 슈팅 형 대전 게임 '프링클스타 스프라이츠'!
검떠: 여러 게임들 중에서도조기자님의 심금을 울리는 게임들이 발견되었나보군요.

조기자: 그리고 제가 또 깜짝 놀랐던 것은, 무려 '버추어 파이터 3TB'가 5대가 나란히 나열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1대 보기도 어려운 '버추어 파이터 3TB'가 5대!!! 아무래도 여기서 자주 대회가 열리다보니 세팅을 해놓은 것 같더군요. 저도 동전을 넣고 한 판 해봤습니다. 지금 국내는 마땅히 '버파의 성지'라고 할만한 곳이 없거든요. 그런데 미카도 와서 이렇게 버파3TB가 나열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마침 몇몇 여성분들이 버파3TB에 동전을 넣고 하던데.. 초보자들이라 차마 학살할 수가 없어 컴까기를 하고 나왔네요. 컴까기로 듀랄까지 잡고 뿌듯한 마음으로 일어났습니다.
검떠: 그런데 왜 라우를 안하고 재키를 하셨죠

조기자: 이러한 버추어 파이터 3TB 말고도 요즘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버추얼 온'도 봤습니다. 반갑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오라토리오 탱그램'이 더 좋습니다만, 여기 버전은 아쉽게도 '사이버 트루퍼스' 더군요.


조기자: 그리고 헤이 오락실에서 봤던 닌자 워리어즈와 다라이어스도 여기에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가운데 화면이 많이 어둡군요. 울룩 불룩한 브라운관 3개 화면으로 즐겨보세요.



조기자: 이러한 타이토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체험형 게임기를 즐길 수 있었는데요, 다른 곳에서 못보는 게임기들이 많거든요. 한 판씩 해보는 건 필수입니다.






조기자: 여기 있으면서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 매번 언급은 하지만 바로 앞에 명작 게임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으니 화면만 봐도 너무 즐겁더라구요. 게다가 화면 세팅도 다 잘해놔서 일본식 도시바 브라운관에 나나오 보드, 그리고 게임기판에서 뿜어져나오는 화면에 계속 감탄만 했습니다.
검떠: 게임 하나 하나 보면서 우와 우와 연발하시던조기자님 이정도면 중증 아닌가요
조기자: 정신차려야죠. 이렇게 하고 따로 저장해둔 캐비넷을 봤더니 황금색 아스트로시티 미니가 배치되어 있더군요.

조기자: 그리고 매번 게임 대회가 열린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얼마전에도 SFC25와 아랑전설 스페셜 전국대회가 개최가 된 모양이더라구요. 이렇게 결승까지 진행된 대회 토너먼트 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기자: 휴.. 여기를 나오는데 애써 미련이 남더군요.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사진을 잔뜩 찍어왔는데, 이 사진을 보고 독자분들도 다같이 추억에 잠기게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검떠: 그런데 최근에 국내에서도 부천 쪽에 슈팅 게임 전문 게임센터가 문을 열었다고 들었거든요. 그리고 레트로 게임 각종아재님도 따로 가게를 차리셨다고 하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고 조만간 한 번 가 보시죠.
조기자: 이렇게 일본 출장 겸 덕질 여행도 무사히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 현업에 복귀하여 열심히 일해야죠. 함께 일본에서 헤이 오락실과 미카도 오락실을 방문해주신검떠님도 감사드리구요, 다음에 또 재미난 주제로 뵙지요.
검떠: 네조기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봬요~
조기자: 네에.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일본 최고의 헤이 오락실과 미카도 오락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조기자(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소개 :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소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