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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키니[미국 텍사스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에 출전한 데이비스 라일리(미국)가 거리 측정기의 높낮이 보정 기능을 켜놓은 채 사용한 사실을 자진 신고해 2벌타를 받았다.
라일리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잔여 경기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려 퍼트 2번으로 홀아웃했다.
전날 10번 홀에서 시작한 2라운드를 일몰 때까지 마치지 못해 이날 잔여 경기를 치렀고 17번 홀은 그의 2라운드 8번째 홀이었다.
파를 했다고 다들 생각했지만, 그는 스코어카드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라일리는 높낮이를 파악해 거리를 보정해주는 기능을 켜둔 채 사용한 것 같다고 경기위원에 알렸고, 경기위원회는 즉각 2벌타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PGA투어는 경기 속도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경기 중 거리 측정기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단순한 거리 측정 기능만 탑재한 측정기를 쓰거나 높낮이 보정 기능 등 다른 기능이 있다면 다 꺼야 한다.
라일리는 17번 홀에서 티샷하기 전에 거리 측정기를 가방에서 꺼내는 과정에서 고도 측정 기능 단추가 눌러져 기능이 켜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졸지에 2타를 떠안은 라일리는 다행히 18번 홀(파5) 버디로 반등했고, 남은 9개 홀에서 2타를 더 줄인 끝에 2라운드 합계 5언더파 137타로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라일리는 "2벌타를 받을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그게 골프 규칙이니 받아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라일리는 아마추어 때 규정 위반을 자진 신고해 이미 유명해진 선수다.
그는 2013년 US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십 결승 매치 플레이 16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하려다 볼이 움직였다고 자진 신고했고 결국 16번 홀을 내줬다. 16번 홀 패배 탓인지 그는 결국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졌다. 당시 결승 상대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였다.
그는 "골프는 신사의 경기"라면서 "오늘 나처럼 정직하게 말하는 게 신뢰의 일부"라고 말했다.
벌타를 받고도 9번과 18번 홀 2곳의 파 5홀에서 이글 2개를 잡아낸 덕분에 가까스로 컷을 통과한 라일리는 "이 대회를 좋아한다. 내가 처음 출전했던 PGA투어 대회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응원 왔다"고 주말까지 경기를 이어가게 된 사실을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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