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리우 (Young Liu) –Foxconn 회장과 젠슨 황 (Jensen Huang) NVIDIA CEO가 지난 2023년 테크 데이에서 EV 카고 밴을 공개하고 있다. (폭스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애플 아이폰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Foxconn)이 일본 미쓰비시 전기차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글로벌 전자기기 위탁생산의 최강자인 폭스콘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폭스콘은 최근 미쓰비시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아직 법적 구속력이 없는 초기 단계지만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생산은 폭스콘이 대만 유룽(Yulon Motor)과 공동 설립한 전기차 합작사 폭스트론(Foxtron)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폭스콘과 미쓰비시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2025년 말까지 시장에 선보이고, 이후 2026년 하반기부터는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트론은 이번 계약에 따라 차량의 디자인과 생산 전반에 대한 관리를 담당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폭스콘이 추진 중인 EV 사업 로드맵의 연장선상에 있다. 폭스콘은 이미 피스커(Fisker),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 등과 협력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닛산과의 협업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미쓰비시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동남아와 남미, 유럽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가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시장 방어와 확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폭스콘은 하드웨어 설계와 양산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폭스트론을 통해 전기차 플랫폼 개발 및 B2B 전용 차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는 자체적인 EV 기술 투자와 플랫폼 개발 대신,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는 외부 파트너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쓰비시는 2009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 i-MiEV를 출시하고 일본 기업 및 공공기관에 공급했으며 2010년 4월부터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르노·닛산과의 3자 연합 내에서 소형차 플랫폼과 동남아 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전기차 중심으로 전략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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