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랑스 샌드폴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클레르 옵스큐르 : 33원정대 관련으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축전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클레르 옵스큐르 : 33원정대의 100만장 돌파를 축하한다며, “100만 장이 팔렸고 현재까지 역사상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네, 이건 프랑스 게임입니다! 샌드폴 인터랙티브와 33 원정대의 모든 개발진 여러분께 축하를 전합니다. 여러분은 프랑스의 대담함과 창의성을 보여준 빛나는 모범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물론 클레르 옵스큐르 : 33원정대가 발매 12일만에 100만장을 돌파하고, 메타크리틱 92점, 이용자 평가 점수 9.6 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국가 관련 모든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 한 국가의 대통령이 게임 성공을 축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정의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공식 채택할 정도로 여전히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상태에서, 국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대통령이 게임을 직접적으로 응원하는 것은 더욱 더 조심스러운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처럼 게임의 성공을 통해 자국의 콘텐츠 산업의 강점을 전 세계에 부각시키려는 수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과거 폴란드 대통령은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폴란드에 방문했을 때 폴란드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사 CDPR의 위쳐2를 선물해 화제가 됐으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도쿄 올림픽을 예고하면서, 일본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슈퍼마리오 코스프레 복장으로 등장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국가 공식 선물로 게임으로 채택된 것도, 국가를 이끄는 수장이 게임 캐릭터로 변신한 것도 처음있는 일이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는 하나,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지난 2021년 DOTA2 인터내셔널 10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 e스포츠 팀 ‘팀 스피릿’에 축사를 전한 것도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도 대통령이 게임 관련으로 축전를 남긴 사례들이 제법 많이 있다. 과거 WCG 개막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축전을 남겼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서머너즈워 한국 스웨덴 친선전을 관람하면서 e스포츠를 통한 양국 관계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탄핵으로 인해 역대 최단기 재임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얻긴 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게임 관련으로 가장 많은 축전을 전달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김관우 선수 등 e스포츠 국가대표팀에게 축전을 전달했고, 이후 2023 롤드컵 결승에서 중국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T1 선수단에게 축전을 전달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왜 우리는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못만드나”라는 발언을 해, 당시 국내에서 개발된 GP32 WIZ가 명텐도를 별명을 얻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현재 국내 게임 산업은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개발비 상승과 외산 게임의 공습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게임특위를 구성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긴 하나, 내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정의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 도입을 앞두고 있는 등 여전히 악재도 많다. 차기 정권에서는 게임 산업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