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는 오랫동안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왔다. 그리고 전기차 시대의 도래는 그 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큰 도전이었다. BMW는 이 도전에 i4 M50으로 응답했다.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순수전기 M 퍼포먼스 모델인 i4 M50은 '전기차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명제를 정면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번 시승기에서는 최근 출시된 i4 M50 xDrive를 중심으로, 외장과 실내, 주행 감각, 효율성과 장단점을 전한다.
글, 영상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i4 M50 xDrive는 BMW의 5세대 eDrive 기술이 적용된 듀얼 모터 기반의 고성능 전기차다. 앞뒤 차축에 각각 탑재된 전기모터는 합산 출력 544마력, 최대 토크 81.1kg·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9초 만에 도달한다. 참고로 M3 컴페티션의 0-100km/h 가속시간은 3.4초.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 속에서 놀라운 반응성과 즉각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초반 가속시에 차량의 무게를 느낄 수 없는 발진감은, 내연기관 모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이다.

시승차는 M 카본 익스테리어 패키지와 19인치 M 전용 휠(전륜 245mm, 후륜 285mm)을 장착해 외관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면부의 세로형 키드니 그릴은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지만, 뒤쪽에는 주행보조를 위한 다양한 센서류가 위치해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측면과 후면은 M 디테일이 곳곳에 반영되었으며, 특히 올 블랙 컬러의 시승차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실내는 BMW 특유의 고급감과 기능성을 고루 갖췄다. 센사텍 가죽 시트와 카본 인레이, M 스포츠 시트, M 전용 스티어링 휠이 더해져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한다. 14.9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8.5를 기반으로 작동되며, '퀵셀렉트' 기능을 통해 터치스크린 기반 인터페이스의 직관성을 보완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조 기능까지 터치로 조작해야 하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중앙 콘솔에는 무선 충전 패드,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iDrive 셔틀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과 3존 에어컨, 일루미네이티드 에어벤트 등 고급 편의사양도 기본 탑재된다.

BMW는 i4 M50의 주행감성 향상을 위해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와 협업해 전기차 전용 사운드를 제작했다. 가속, 감속에 따라 사운드가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이 인공의 가상 사운드는 주행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사운드와 함께 스티어링 피드백, 서스펜션 감도, 가속 반응이 동시에 바뀌며 차 전체가 긴장감을 갖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은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해 주며, 고속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한다. 약 2.3톤에 달하는 공차 중량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하부 구조로 인한 낮은 무게 중심과 정교한 섀시 셋업 덕분에 코너링에서도 민첩한 움직임을 보인다. 전륜과 후륜에 전달되는 구동력 배분이 빠르고 정교해, 가속과 감속, 코너 탈출 모두에서 드라이버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뉴 i4 M50 xDrive의 공식 복합 전비는 4.1km/kWh이며,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387km다. 84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DC 급속 충전 기준으로 10-80%까지 약 30분이면 충전 가능하고, AC 완속 충전은 최대 11kW로 약 8.5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의 체감 효율은 조건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주행 모드를 전환해도 주행거리가 늘거나 주는 것도 볼 수 없다. 제원표 상의 주행가능거리와 실제 주행가능거리에서 큰 차이 보이지 않는 것도 고성능 모델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스포츠 주행 시에는 1회 충전으로 300km를 넘기기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반면, 회생제동 기능은 매우 우수해 최고 강도 설정 시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며, 도심 내에서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i4 M50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패키지가 기본 탑재된다. 스톱앤고가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전방 충돌 및 보행자 경고 시스템 등은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더해준다. 파킹 어시스턴트 스탠다드는 후진 어시스트 및 자동 주차 기능을 제공하며, 상위 트림인 '프로' 모델에는 서라운드 뷰와 3D 뷰 기능도 추가된다.

BMW i4 M50은 전기차 시장에서 주행 재미와 고성능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분명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수치로 확인되는 출력이나 가속력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다. BMW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운전의 즐거움'을 전동화 시대에도 성공적으로 계승한 결과다. 단점이라면 긴 장거리 주행에는 충전 인프라의 제약과 함께 약간의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점이지만, 일상 속에서의 활용성과 감성적 만족도는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BMW는 여전히 드라이버를 중심에 둔 브랜드이며, i4 M50은 그 철학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물이다. 전기차가 가진 효율성과 고성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차는, '운전이 즐거운 EV'의 기준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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