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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진흙 묻은 볼을 그대로 치라는 주최 측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16번 홀(파4·535야드)에서 어이없는 미스샷이 나와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티샷은 322야드를 날아 페어웨이 한 가운데 정확하게 떨어졌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212야드였다.
PGA 투어 통계에 따르면 이 거리에서 셰플러는 아이언으로 홀 13m 이내에 떨군다.
하지만 셰플러가 친 볼은 핀을 한참 비껴가서는 그린 왼쪽 둔덕을 맞고 연못에 빠졌다.
PGA 투어에서 가장 아이언을 잘 친다는 셰플러가 친 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실수였다.
셰플러는 "볼이 진흙투성이이었다. 그런 진흙투성이 볼을 컨트롤하는 건 몹시 어렵다"고 말했다.
대회 개막 전날 퀘일할로 클럽 일대에는 큰비가 내렸다.
그린 아래에 설치된 강력한 공기 순환 장치 덕분에 그린은 다 말랐지만, 페어웨이는 물기가 많이 남아 질척거렸다.
볼이 페어웨이에 떨어질 때마다 대개 진흙이 묻었다.
이런 경우에는 대개 볼을 집어 올려서 닦은 뒤 내려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지만, PGA 챔피언십을 주최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이미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셰플러는 페어웨이가 너무 물러서 볼이 떨어질 때마다 진흙이 묻고, 볼을 제대로 칠 수 없었다면서 프리퍼드 라이 적용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셰플러는 "모래를 뿌리지 않은 페어웨이에서 잔디를 덧파종(기존 잔디위에 다른 품종을 심는 것)하면 공에 진흙이 많이 묻는다. 비가 얼마나 왔느냐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가장 정확한 샷의 평가 면에서 페어웨이 한가운데서 공을 치면서 벌타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프 원칙주의자들이 '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라'라고 말하는 것은 이해한다"는 셰플러는 "평생 골프공을 치고 컨트롤 샷을 치고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규칙 결정으로 인해 모든 것이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기분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덧붙였다.
셰플러는 이날 이글 1개, 버디 4개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그는 "오늘 그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견고한 골프를 치고 이런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오버파 72타를 친 세계랭킹 3위 잰더 쇼플리(미국) 역시 "진흙투성이 볼을 쳐야 했다. 페어웨이에서 공을 치면서도 잘 칠 확률이 50%라는 게 짜증 났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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