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덴마크 대형 건설사 츠허닝(Tscherning)이 법인 소유의 테슬라 차량을 전량 반납하는 영상을 공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영상 캡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손을 떼고 경영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특히 유럽에서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대형 기업들이 테슬라 차량을 반납하는 일이 발생했다.
유럽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덴마크 대형 건설사 츠허닝(Tscherning)이 자사 법인 차량으로 운용하던 테슬라 차량 전체를 일괄 반납했다고 밝혔다. 츠허닝이 반납한 차량의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츠허닝은 "우리는 어떤 차를 타는지만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타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차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정치적 입장과 가치관에 더 이상 동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유럽산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반납 장면을 담은 영상을 SNS에 공유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사례는 단발성 이슈가 아니다. 지난해 독일의 대형 약국 체인 로스만(Rossmann)도 같은 이유로 대규모 테슬라 차량을 처분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머스크가 유럽 극우 정당 및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이후 운행 차량이 자신들과 연상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다.
츠허닝 사태로 개인 소비자뿐만 아니라 법인 구매 비중이 높은 유럽 자동차 시장 특성상, 테슬라의 판매 기반이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024년부터 하락세였던 유럽 내 테슬라 판매량은, 2025년 들어 더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와 리세일 밸류(중고차 가치)까지 흔들리는 양상이다.
현재 테슬라는 신형 모델 Y를 전 분기 내내 판매 중임에도 불구하고, 2025년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한 1분기 수준과 비슷하게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간 분기별 판매 그래프 중 최저 수준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기존 오너들도 테슬라 차량을 매각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고, 중고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중고 시세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테슬라를 사려면 신차가 아닌 중고차를 고르는 게 훨씬 낫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브랜드가 정치적 논란에 직접 연루될 경우, 단순한 비호감 수준을 넘어서 신뢰의 상실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특히 ESG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유럽 기업 환경에서는, CEO 개인의 발언이 브랜드의 윤리성과 동일시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테슬라의 유럽 시장 고전은 일론 머스크 CEO의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등 극적인 반전이 없이는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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