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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9일(한국시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을 공동 47위로 마친 뒤 조용히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그는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던 매킬로이는 PGA 챔피언십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매킬로이는 이번 PGA 챔피언십이 열린 퀘일할로 클럽에서 치러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네 번이나 우승했다. PGA 투어 첫 우승도 이곳 퀘일할로 클럽에서 따냈다.
자신에게 '약속의 땅'인 퀘일할로 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매킬로이가 이런 기대 이하 성적을 내리라 전망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첫날부터 부진했다.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를 쳤고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컷 탈락하는 수모는 모면했지만 3, 4라운드에서는 연속으로 1오버파 72타를 적어냈다.
기대 이하 성적에 자신도 적잖이 실망했는지 매킬로이는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한 번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80타를 치고도 기자회견에 나섰던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매킬로이의 인터뷰 거부로 이번 대회 부진의 원인으로 언론이 추정했던 드라이버 교체설은 결국 규명되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원래 쓰던 드라이버가 이번 미국골프협회(USGA)의 무작위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뒤 예비 드라이버를 사용했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USGA는 대회마다 선수들의 드라이버 페이스가 너무 얇아져서 반발력이 향상되지 않았는지 무작위로 검사한다.
선수들이 고의로 페이스를 조작하지 않아도 오랜 시간 사용하다 보면 페이스가 얇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CBS 방송은 잰더 쇼플리(미국)가 지난 2019년 디오픈 직전에 이 검사에 걸려 드라이버를 신품으로 교체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1, 2라운드에서 매킬로이와 동반 경기를 펼쳤던 쇼플리는 매킬로이뿐 아니라 몇몇 선수가 검사에 불합격해서 원래 쓰던 드라이버 대신 예비 드라이버를 썼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인 드라이버 티샷 정확도가 뚝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매킬로이의 부진은 드라이버 난조 때문이라는 건 기록이 말해준다. 나흘 동안 매킬로이의 드라이버 샷 정확도는 46.4%에 그쳤다.
가장 강력한 무기인 드라이버가 힘을 쓰지 못하자 매킬로이의 성적이 곤두박질친 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의 드라이버 난조가 과연 드라이버 교체 때문인지는 일단 미궁에 빠진 모양새다.
본인 입으로 설명하지 않는 이상 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매킬로이가 다음 대회 때나 드라이버 교체설에 대한 해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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