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2024년 9월, 인텔이 새로운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프로세서 제품군을 공개했다. 코드명 ‘루나레이크’로 알려진 이 제품군은 TSMC N3B 공정으로 제작됐으며, 프로세서에 메모리 반도체를 직접 장착해 전력 효율은 높이고, 응답 지연은 낮춰 실사용 성능을 크게 올렸다. 또한 인텔 프로세서 기반에서 작업을 배분해 처리하는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제외하고 코어 숫자를 늘려 실질 성능 역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군에 가장 눈독을 들인 브랜드가 대만의 MSI다. MSI는 지난해 4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1의 고성능 라인업인 H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는 초경량 PC(이하 UMPC)인 MSI 클로 A1M을 처음 공개했다. UMPC는 PC 구성 요소를 축약해 초소형화한 제품군으로, 초미니PC나 게임기 등으로 응용된다. UPMC 자체는 노트북이 대중화된 2000년대 중반부터 등장했지만, 배터리 효율과 전력 안배 등으로 인해 십수년 째 답보 상태였다.
MSI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1의 고성능 라인업인 H 시리즈에 53Wh 배터리를 합쳐 윈도 기반 PC 게임을 UMPC에서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인텔 루나레이크가 정식 등장하며 MSI 클로 시리즈의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다. 컴퓨텍스 2025가 열리는 타이베이 난강홀 전시 센터를 방문해 MSI 클로 8 게이밍 UMPC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직접 만져봤다.
인텔 코어 울트라 7 258V 갖춘 MSI 클로 7·8 AI+

기자가 직접 인텔 코어 울트라 7 258V 32GB 모델이 탑재된 노트북을 테스트했을 때는 시네벤치 R23 기준 단일 코어 1470점, 다중 코어 8459점을 획득했다. 성능으로는 인텔 코어 i3-14100F나 AMD 라이젠 5 7530U 프로세서 수준이다. 그래픽은 인텔 140V 내장 그래픽으로 구동되며, 파이어 스트라이크 벤치마크에서 9365점을 획득했다. 내장 그래픽이지만 엔비디아 GTX 1060 맥스큐 수준이어서 사이버펑크 2077 최소사양은 거뜬하고, 스텔라블레이드나 킹덤 컴: 딜리버런스 2 PC 최소 사양도 가능하다.

MSI는 난강 홀 4층 M0504 부스에 MSI 클로 신제품을 대거 전시했고, 게이머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할 다양한 에디션을 선보인다. MSI 클로 8+ AI의 기본 색상은 샌드스톰 에디션이다. 샌드스톰 에디션의 양쪽 게임패드는 사막의 고운 모래 색상이며, 양쪽 조이스틱에는 MSI 미스틱 LED가 적용돼 있다. 크기는 가로 299mm, 세로 126mm, 두께 24mm며, 795g으로 양손으로 잡으면 큰 부담은 없다.
디스플레이는 16:10 비율의 8인치(1920x1200) 해상도 120Hz 주사율이 장착됐다. 인텔 XeSS 가변 주사율을 지원해 화면 끊김 및 끊어짐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으로 설정 등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100W USB-PD 충전 단자를 포함해 2개의 썬더볼트 4 단자, 1개의 NVMe SSD 슬롯, 1개의 마이크로 SD 슬롯, 오디오 단자가 있으며, 2개의 2W 스피커와 와이파이 7 및 블루투스 5.4 무선 연결 기능을 갖춘다.

기본 선택지인 샌드스톰 색상 이외에도 백색 계열의 폴라 템페스트 에디션도 이번에 처음 전시됐다. 폴라 템페스트 에디션은 MSI의 맞춤형 폴리우레탄 코팅이 적용됐다. 두 제품은 색상 차이 이외에도 샌드스톰이 1TB NVMe SSD를, 폴라 템페스트 에디션이 2TB NVMe SSD를 장착했다는 차이가 있다. 클로 8 AI+ A2VM은 컴퓨텍스 주최사인 타이베이 컴퓨터 협회로부터 베스트 초이스 제품으로 선정된 제품이다.
AMD 라이젠 Z2 익스트림 기반 클로 A8도 등장

UMPC의 시장 가능성을 먼저 가늠한 AMD 기반 제품도 등장했다. AMD는 인텔보다 앞선 2023년 4월에 젠4(Zen4) 아키텍처 기반의 라이젠 Z1 시리즈를 공개했다. 라이젠 Z1은 PC가 아닌 UMPC 및 초소형 컴퓨터를 위해 설계된 프로세서다. 이어서 올해 1월에 후속 버전인 AMD 라이젠 Z2, Z2 고, Z2 익스트림 세 제품군이 동시에 출시됐으며, 올해 컴퓨텍스에 해당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MSI 클로 A8 BZ2EM가 전시됐다.
MSI 클로 A8 BZ2EM은 8코어 16스레드 구성의 AMD 라이젠 Z2 익스트림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24GB의 LPDDR5X-8000 메모리를 장착한다. 게이밍 성능은 라데온 890M 모바일 GPU를 탑재한다. 제품이 고정돼 구체적인 성능을 시험할 순 없었지만 최소한 GTX 1060 이상의 성능은 내는 것으로 체감됐다.
비로소 등장하는 UMPC 전성시대
십수 년 넘게 UMPC가 답보상태였던 이유는 x86 프로세서의 낮은 전력효율 때문이었다. PC용 x86 프로세서는 스마트폰과 다르게 전력 효율이 높지 않고, 특히 연산 처리가 많은 게이밍 용도로는 더더욱 비효율적이다. 지금까지 출시됐던 프로세서로는 모바일 게이밍 PC 환경을 만족하기 어려웠고, 또 발열 관리나 성능도 확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AMD 라이젠 Z2 시리즈 등 3~5나노미터 급 공정이 대세가 되면서 저전력 고효율 x86 프로세서로 UMPC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내장 그래픽이 최근 몇 년새 급격히 향상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는 몇 배나 적은 전력으로 5년 전 데스크톱용 그래픽 카드에 맞먹는 성능을 낸다. 내장 그래픽에 의존하는 게이밍 UMPC로는 게임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성능 조정의 유연성도 높아졌다. 올해 MSI를 비롯한 많은 브랜드가 UMPC 시장에 도전하는데, MSI 클로 시리즈가 가장 주목받는 제품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