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IT동아] 지난 5월 2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PC 박람회 ‘컴퓨텍스 2025(Computex 2025)’가 진행된다. 올해 컴퓨텍스는 전 세계 34개 국가에서 1400여 개 기업이 전시 부스를 마련하며, ‘인공지능을 넘어(AI Next)’라는 주제에 맞춰 인공지능용 반도체나 PC 하드웨어, 그래픽 카드 등이 주로 전시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가 HBM3E 및 HBM4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를 전시하며, 삼성전자는 현지 법인이 참가해 디스플레이를 주로 소개한다. PC컴포넌트 부문에서는 한미마이크로닉스, 잘만 등이 전시에 참여한다. AI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은 모빌린트(Mobilint)와 딥엑스(DeepX), 하이퍼엑셀(HYPER ACCEL)이 각각 참여해 대만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품 소개 및 현장 영업을 추진 중이다.
컴퓨텍스 첫 참가, 대만계 AI PC 시장 두드린다
모빌린트가 컴퓨텍스에 부스를 마련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전시 부스는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 4층의 N1021a 부스에 위치하며, 대만 현지 파트너사인 어썸텍(awesometek)이 운영을 돕는다. 이미 모빌린트는 대만 현지에 네 개의 파트너사를 두고 주력 반도체인 에리스(ARIES)와 레귤러스(REGULUS) 반도체를 판매 중이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데모 세션이 준비돼 있다.

모빌린트 에리스는 고성능 컴퓨팅(HPC) 환경을 위한 AI 가속기다. 반도체 성능은 20W에서 80TOPS(초당 80조 회 연산)를 처리해 저전력 환경에 적합하다. 장치 인터페이스는 PCIe 4세대 8레인이며, 66.7GB 대역폭의 16GB LPDDR4를 장착한다. 구성상 최신 딥러닝 모델 처리에 최적화돼 로봇,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서버 인프라 등 온디바이스 AI가 필요한 환경에 적합하다. 또한 모빌린트qb(큐비)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제공해 300여 개가 넘는 AI 모델에 호환된다.

현장에 배치된 데모는 비전 인식이나 이미지 처리, 대형언어모델(LLM) 구동 등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데모는 자율주행 차량 등에 사용되는 라이다(LiDAR)를 활용해 공간 및 사람을 인지하는 모습이고, 그 옆으로 애니메이션을 고해상도로 복원하는 AI 모델이 구동되고 있었다. 또 인터넷 연결이 없는 말단 장치에서 에리스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사물을 인식하거나, 메타 라마(Llama) 3.2 3B 및 8B, 엑사원 딥 등의 LLM 모델도 구동된다.

함께 전시된 레귤러스는 초저전력, 초소형 AI 반도체다. 레귤러스는 3W의 소비전력만으로 10TOPS의 AI 연산을 처리한다. 서버보다는 말단에 있는 엣지컴퓨팅 등에 장착해 AI 추론 등을 수행한다. 현장에서는 레귤러스 칩 하나가 장착된 시스템 온 모듈(SoM) 보드에 카메라를 연결한 뒤 AI 비전 모델 세 개를 수행하는 데모가 전시됐다. 모빌린트는 내년에 레귤러스 양산을 시작한다.
온디바이스 AI 중심지로 떠오르는 대만
모빌린트가 대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대만의 다양한 임베디드 및 완성 PC 제조사들 때문이다. 컴퓨텍스에만 어드밴택(Advantech), 인벤텍(Inventec), 첸브로(Chenbro), 페가트론(PEGATRON), 폭스콘(Foxconn), 위인(wiwynn) 등의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사가 참가했다. 중소기업 등을 합치면 훨씬 숫자가 많다. 지금도 많은 산업용 PC가 대만 기업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며, AI PC 시대에는 더 많은 맞춤형 산업용 PC들이 대만에서 만들어진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사이테크(Sytech)라는 기업에 레귤러스 구매가 성사됐고, 위안 하이테크(Yuan High-Tech), 레너(Lanner), 발텍(VALTECH), 중화텔레콤 등 대만 기업들이 모빌린트 부스를 찾거나 찾을 예정이다.

모든 산업용 및 AI PC에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넣기엔 가격대비 효용성이 떨어지고, 이에 맞춰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즉 대만의 수많은 중소, 중견 PC 제조사들이 NPU를 찾고 있고, 모빌린트가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앞으로 많은 산업용 AI PC, 임베디드 PC 등에 에리스, 레귤러스가 탑재될 것이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