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융프라우 여행을 앞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더욱더 현명한 융프라우 여행법. 융프라우철도부터 VIP 패스의 달라진 혜택, 필수 여행 스폿들까지 싹 다 짚어 봤다.

융프라우철도
유럽의 정상을 향한 길
해발 3,454m, 유럽의 정상을 향해 달리는 열차. 융프라우철도는 융프라우 여행의 시작점이다. 1912년, 아이거와 묀히의 암벽에 터널을 뚫어 완성된 이 톱니바퀴 열차는 유럽에서 제일 높은 역인 융프라우요흐역까지 알프스의 거대한 품을 가르며 자연과 사람을 잇는다. 그렇게 융프라우철도는 인간 도전 정신의 상징이자, 철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됐다.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등 전설 같은 설산들이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동안, 여행자는 어느새 하늘과 맞닿은 세계로 올라간다. 곧이어 순식간에 알프스 최대 알레취 빙하가 두 눈 가득 펼쳐진다.

2020년 12월엔 융프라우요흐로 오르는 또 다른 길이 열렸다. 아이거 북벽 아래를 가로지르는 초현대식 곤돌라,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가 개통된 것. 삼중 케이블카 곤돌라는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아이거글렛쳐까지 15분 만에 주파하며 융프라우 여행의 혁신을 열었다. 융프라우요흐까지 오르는 시간은 47분이나 단축됐다. 아이거 북벽의 웅장함을 이토록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게 된 건 융프라우철도의 끝없는 도전의 결과다.

세월이 흘러 교통수단은 발전했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융프라우철도를 타는 순간, 여행자는 여전히 100여 년 전 사람들과 같은 설렘을 품게 된다는 것. 고요한 설산, 차가운 바람, 높이 오를수록 가벼워지는 발걸음. 그리고 눈부시게 펼쳐진 순백의 세계. 융프라우철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한 편의 여행이자, 꿈을 향한 여정 그 자체다.

융프라우 VIP 패스
만능 패스 납시오
융프라우 여행의 필수템이자,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34%의 성장을 기록한 그 패스. 바로 ‘융프라우 VIP 패스’다. 단 한 장의 패스만으로 일단 이동의 고민은 완벽히 해결된다. 융프라우요흐 1회 왕복을 포함해 융프라우철도의 모든 열차와 곤돌라, 스키, 지역 기차, 유람선, 버스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융프라우요흐, 클라이네 샤이텍, 그린델발트, 뮤렌, 라우터브루넨에 이르기까지. 마음이 이끄는 대로 몇 번이고 내려 걷고, 다시 타고, 또 멈춰 볼 수 있다.
무제한 교통수단은 시작에 불과하다. 액티비티와 쇼핑, 입장료, 레스토랑, 캠핑장과 골프장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도 빵빵하다. 피곤한 줄 서기와 번거로운 가격 계산은 잠시 잊고, 온전히 풍경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유. 그것만으로도 VIP 패스에게 ‘만능 패스’란 별명은 결코 과분하지 않다.

더군다나 올여름엔 VIP 패스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일단 요금 인상 없이 무료로 탑승 가능한 버스편이 대폭 확대됐다. 이로써 인터라켄을 기점으로 툰 호수 일대 관광이 한결 수월해지고 브리엔츠 호수 일대 여행시 혜택도 풍성해졌다. 입장료 할인 혜택도 커졌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촬영지인 군텐 시그리스빌 다리는 물론, 그린델발트 빙하 협곡, 툰 성 등의 입장료를 10%에서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여기에 수영장, 사우나, 미니 골프, 아이스링크, 어드벤처 파크 등 각종 마을 액티비티 또한 값싸게 이용 가능하다.
이 밖에 기타 기존 혜택들은 2025년에도 계속 유지된다. 여름 시즌 패스 사용 기한은 올해 11월30일까지. 사실 혜택들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이 지면을 빼곡히 채워도 모자라다. 더 자세한 사항은 동신항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융프라우 필수 여행 스폿 4
융프라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4곳만을 꼽자면, 분명 이곳들이다.

랜드마크 중의 랜드마크
융프라우요흐
Jungfraujoch
명실상부 융프라우 대표 스폿. 해발 3,454m에 위치한 융프라우요흐는 ‘유럽의 정상(Top of Europe)’이라 불리는 유럽 최고 고도에 있는 기차역이다. 사방이 새하얀 설원으로 둘러싸인 융프라우요흐의 백미는 ‘스핑크스 전망대’. 빙하와 알프스 산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대자연 앞에 서면 누구나 그저 말없이 숨을 고르게 된다. 전망대 아래에는 다양한 실내 전시 공간도 마련돼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여유롭게 머물 수 있다. 융프라우 VIP 패스 소지자라면 피칸투스 라운지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신라면 컵라면도 놓치지 말 것!

대자연를 누비는 액티비티
휘르스트
Grindelwald-First
‘액티비티의 천국’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곳. 대표 액티비티는 휘르스트 플라이어, 휘르스트 글라이더, 마운틴 카트, 트로티 바이크까지 총 4가지다. 좀 더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휘르스트 클리프 워크에 도전! 발아래로는 깊은 협곡, 눈앞에는 아이거 북벽이 함께 어우러지며 전율을 선사한다. 2023년 여름에 새롭게 문을 연 휘르스트 뷰 전망대도 놓치기 아깝다. 나선형 계단을 오르며 각기 다른 각도로 만나는 아이거와 그린델발트의 풍경은 휘르스트를 찾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10분 만에 눈부신 정상까지
하더 쿨름
Harder Kulm
하더 쿨름은 인터라켄에서 가장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전망대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약 10분이면 해발 1,322m의 정상까지 금세 도착한다. ‘두 호수 다리(Two Lakes Bridge)’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브리엔츠 호수와 툰 호수가 나란히 펼쳐지고, 융프라우, 묀히, 아이거로 이어지는 알프스 삼봉이 마치 액자처럼 시야를 감싼다. 전망대 끝, 스카이워크 플랫폼에 서면 낭떠러지와 절경 덕에 아찔한 전율이 느껴진다. 동화 속 성을 연상시키는 파노라마 레스토랑도 방문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폿 중 하나다.

절벽 위 고요한 마을
뮤렌
Mürren
라우터브루넨 계곡 위, 해발 1,650m의 가파른 절벽 위에 뮤렌이 조용히 자리한다. 융프라우, 묀히, 아이거가 정면으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전경을 배경으로 전통 샬레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스위스 엽서 속 장면 그 자체다. 뮤렌에 닿기 위해서는 라우터브루넨에서 기차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타야 하는데, 이 과정마저도 여행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트레킹을 즐긴다면 그러취알프-뮤렌(Grütschalp-Mürren) 하이킹 코스를 추천. 약 3km의 완만한 길이 이어져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
글 곽서희 기자 자료제공 동신항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