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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유송규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가장 뚱뚱한 선수였다.
키가 175㎝인데 2021년에 몸무게가 137㎏까지 나갔다.
꾸준하게 몸무게를 줄인 그는 지금은 100㎏ 언저리까지 체중이 내려갔다.
몰라보게 날씬해진 유송규는 23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원)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3언더파 68타에 이어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낸 유송규는 클럽하우스 선두로 이틀째 경기를 마무리했다.
클럽하우스 선두는 다른 선수들이 아직 경기 중일 때 1위에 오른 채 해당 라운드를 마치는 것을 말한다.
이날 오후에 티오프한 선수들 중에 아무도 유송규를 추월하지 못하면 유송규는 선두로 3라운드를 맞게 된다.
유송규는 "발목을 다쳐 염증이 심해 체중을 줄여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식으로 체중을 뺐다"고 말했다.
체중이 줄어들면서 유송규는 경기력도 좋아졌다.
"걷는 게 편해지고 덜 지친다. 체력 소모가 적어지니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유송규는 "백스윙도 편해졌다. 비거리는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5년 프로 선수가 된 유송규는 작년까지는 존재감은 오로지 뚱뚱한 체격뿐이었다.
2020년 상금랭킹 34위가 가장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2021년에 시드를 잃고서는 골프를 그만두려고도 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더 해보자고 하셔서 2년은 2부투어에서 뛰고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치러 시드를 다시 땄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복귀한 작년에도 상금랭킹 56위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그는 올해도 코오롱 한국오픈 이전에는 5개 대회에서 3차례나 컷 탈락했고 상금은 932만원(102위)밖에 벌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유난히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든 유송규는 "코스가 나한테 맞는다"고 설명했다.
유송규는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에서 열린 한국오픈 월요예선 등 3번 정도 쳐봤는데 칠 때마다 마음이 편했고 성적도 잘 나왔다"고 말했다.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는 그동안 코오롱 한국오픈 예선은 줄곧 열렸지만, 코오롱 한국오픈이 치러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페이드 구질에 스트레이트 구질을 추가하면서 페이드 구질 구사 비중을 줄인 것도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아직 스윙 교정 완성도는 30%에 불과하다"는 유송규는 "티샷을 페어웨이에만 떨구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다. 어제는 듄스 코스에서 자신이 있었기에 자신 있게 쳤고 오늘은 안전하게만 쳤다"고 밝혔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50%를 조금 넘긴 유송규는 "대신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면 좀 먼 거리가 남더라도 그린에 볼을 올려 퍼터로 해결하는 쪽을 선택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우승 기회를 맞은 유송규는 "5억원 우승 상금보다 KPGA투어 5년 시드와 디오픈 출전권이 더 탐난다"면서 "남은 3, 4라운드에서는 1, 2라운드와 똑같이 편하게 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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