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로이트 2025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보고서
근로자 77%가 체감한 AI의 역설, 생산성 감소와 업무량 증가
딜로이트 2025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근로자 10명 중 6명이 이미 AI를 동료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전 세계 생성형 AI 활용률은 2023년 55%에서 2024년 75%로 급증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조직들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직원가치제안(EVP, Employee Value Proposition)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AI의 발전은 단순히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업무 방식과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딜로이트 웨비나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 리더와 근로자 54%가 AI의 숨겨진 부정적 영향으로 인간과 기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고 답했다. 또한 근로자의 77%는 AI로 인해 업무량이 늘어나고 생산성은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61%는 번아웃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AI가 가져오는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AI와 인간이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이다. 현재 대부분의 조직이 자동화, 증강, 협업의 단계를 거쳐 AI와 인간의 '융합'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AI가 인간의 일과 삶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며, 인간과 AI 간 구분과 경계가 모호해진다.

기업 66%가 겪는 경험 격차, 메드트로닉이 찾은 해법은?
현재 전 세계 기업들이 직면한 또 다른 과제는 '경험 격차'다. 딜로이트 서베이에 따르면, 관리자와 임원 중 66%가 최근 채용한 인력을 실무에 즉각 투입하기 어렵고 조직에 필요한 경험을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연구에 따르면, 기업 61%가 최근 3년간 경력직 채용 요건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험 격차는 단순히 직무 수행 연수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다양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즉 실제 환경과 외부 제약 가운데서도 기술, 지식, 인적 역량을 활용하여 결과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조직들은 경험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Medtronic)은 인력을 다양화하고 구직자들에 대한 장벽을 없애기 위해 채용 요건에서 학력을 배제했다. 인력 교육 업체 인스트라이드(InStride)와 협업해 17개 직군 65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 기준을 재정립하고, 특정 스킬이 사용되는 상황을 정의해 이를 육성 프로그램에 반영했다. 그 결과 인력 풀의 범위가 넓어졌고, 현재 메드트로닉 IT 인력의 절반은 학력에 상관없이 입사해 일하고 있다.
CHRO 98%가 불신하는 성과 관리, 맥라렌은 어떻게 돌파했나?
성과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은 상황이다. 갤럽(Gallup) 조사에 따르면, 최고인사책임자(CHRO) 중 성과 관리 시스템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2%에 불과했다. 딜로이트 서베이에서도 관리자 61%와 근로자 72%가 자사의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넘어선 '인적 성과 설계'(Engineering Human Performance) 접근법이 필요하다. 인적 성과 설계는 인적 결과와 비즈니스 결과를 모두 개선하기 위한 근거 기반의 총체적 접근법으로, 업무환경 설계, 인력 관리, 조직 설계 및 문화 조성, 관리자와 인력 관계, 기술 및 데이터를 모두 포괄한다.
딜로이트 연구에 따르면, 인적 성과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긍정적인 재무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2.0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뮬러 원의 맥라렌 레이싱(McLaren Racing)은 팀원의 복지를 차량 성능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며, 생산직 직원과 레이싱 팀에게 똑같이 의료진료와 심리상담, 피트니스 코치 지도 등을 제공한다. 그 결과 2024 포뮬러 원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근로자 38%가 동기 변화 경험, 존슨앤드존슨의 전인적 접근법
딜로이트 서베이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답변(32%)부터 순전히 일이 즐겁기 때문이라는 답변(18%)까지 다양한 동기가 존재한다. 또한 응답자의 38%가 지난 3년간 일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뀌었다고 답했다.
이처럼 개개인의 동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직은 구성원을 동일한 방식으로 대우하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의 동기를 파악해 각자에게 다른 접근법을 적용한다면, 인적 결과가 더욱 개선되고 조직의 성공에 기여하는 바도 한층 확대될 것이다.
존슨앤드존슨(J&J)은 최근 스킬 기반 조직을 넘어 구성원 개개인의 스킬, 경험, 포부, 성향, 동기를 모두 고려한 전인적(Whole-person) 인력 관리를 실행하고 있다.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프로필과 심리 테스트 결과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성원과 관리자 모두가 이러한 데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1:1 미팅이나 업무 계획과 관련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FAQ
Q: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가?
A: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단순히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고 새로운 형태의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다론 아제모을루(Daron Acemoglu) MIT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직업은 전체 중 5%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AI와 인간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협업할 것인가이다.
Q: 조직에서 경험 격차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A: 경험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먼저 경험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단순한 근무 연수가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기술과 지식, 인적 역량을 활용해 결과를 창출하는 능력으로 경험을 정의해야 한다. 또한 인턴십, 견습 제도, 고등교육 기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Q: 성과 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가?
A: 기존의 성과 관리 프로세스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인적 성과 설계라는 총체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는 조직 문화 및 설계, 관리자와 직원 간 관계, 기술 및 데이터, 공간 설계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한 성과 관리의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신뢰와 공정성을 중심에 두고 설계해야 한다.
해당 기사에 인용한 리포트 원문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딜로이트
AI Matters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