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아름다운 예산'에 대한 머스크의 비난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반격에 나서면서 테슬라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토헤럴드 AI)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의 '브로맨스'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First Buddy)’로 불리던 머스크가 예산안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면서 시작된 갈등이 표면으로 떠 오르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결별 수순에 들어섰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 대한 반격에 나서면서 테슬라 주가는 5일(현지시간) 현재 전날보다 14.26% 급락한 284.70달러(38만 6309원)에 거래를 마쳤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인연은 2024년 중반, 머스크가 트럼프의 재선을 공개 지지하면서 본격화됐다.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행정 효율화 프로젝트인 정부 효율성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이끌며 백악관의 핵심 인사로 부상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는 민주당 성향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왔고, 유럽과 캘리포니아 등 핵심 시장에서의 테슬라 판매량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갈등의 불씨는 트럼프 공화당이 추진한 '아름다운 예산'에서 비롯됐다. 이 법안은 전기차 보조금 대폭 축소를 포함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이끌던 DOGE의 절감 성과를 “무로 돌리는 악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자신의 SNS 플랫폼 X를 통해 “개인적 희생을 감수한 DOGE의 성과가 송두리째 무너졌다”며 “이 법안은 역겹고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했다. “일론과는 정말 좋은 관계였다. 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며 “그는 나에 대해 아름다운 말만 했지만, 이젠 그게 끝일지도”라고 말하며 머스크의 불만이 EV 보조금 축소 때문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동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반격에 나서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 변화가 브랜드 이미지와 투자 심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주 데니스 딕(Stock Trader Network)은 “민주당 소비자들을 실망시킨 데 이어 이제는 트럼프 지지층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며 “머스크의 정치가 테슬라를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관계는 이제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여파는 단순한 개인 감정 싸움에 그치지 않고, 테슬라와 관련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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