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AI 시대를 겨냥한 글로벌 투자 전략의 교두보로 실리콘밸리에 '네이버 벤처스(NAVER Ventures)'를 설립한다. 이번 투자법인 설립은 생성형 AI와 비디오 AI 등 차세대 AI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5일 현지시간 실리콘밸리에서 'Venturing NAVER's Next Chapter'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해진 이사회 의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 등이 참석해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 생태계 주요 인사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행사에는 김동신 센드버드(Sendbird) 대표, 안익진 몰로코(Moloco) 대표, 김성무 데이터라이즈(Datarize) 대표, 김진우 라이너(Liner) 대표 등 실리콘밸리 기반 한국계 AI·테크 기업 창업가들과 현지 투자자, 엔지니어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인재와 기술이 있는 곳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는 기술과 혁신의 산실로 역량있는 인재와 신기술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고 기술 개발 및 사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네이버가 한국에 이어 북미에서도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진 의장은 AI 시대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네이버는 역량있는 스타트업, 인재들을 찾아 투자하고 지원하며 네이버의 경험과 연결해 함께 성장하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벤처스의 첫 투자 대상은 비디오 AI 전문 스타트업 트웰브랩스(TwelveLabs)다. 트웰브랩스는 비디오 콘텐츠를 AI로 분석하고 검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최근 생성형 AI 붐과 함께 멀티모달 AI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네이버가 텍스트 중심의 AI에서 벗어나 비디오,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AI 기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이끌 예정인 네이버 벤처스는 이달 중 설립을 완료한다. 실리콘밸리 현지에 투자 거점을 두고 AI, 머신러닝,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실리콘밸리 진출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구글(Google), 메타(Meta), 오픈AI(OpenAI) 등 주요 AI 기업들이 집중된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투자 활동을 펼침으로써 최신 AI 기술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유망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최근 AI 분야에서는 단순한 텍스트 생성을 넘어 비디오, 음성, 이미지를 통합 처리하는 멀티모달 AI가 차세대 기술로 부상하고 있어, 네이버의 비디오 AI 투자는 시의적절한 판단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