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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노승희가 21년 만에 내셔널타이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노승희는 오는 12일부터 나흘 동안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에 작년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다.
노승희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무려 21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선수가 된다.
1987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고우순(1988, 1989년), 김미현(1995, 1996년), 강수연(2000, 2001년), 송보배(2003, 2004년) 4명뿐이다.
송보배가 2연패를 달성한 이후 20년 동안 2년 연속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한국여자오픈은 연속 우승을 허용하지 않는 대회로 유명하다.
하지만 노승희의 2연패 가능성이 작지는 않다.
대회가 열리는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으로 전략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에게 아주 유리한 코스다.
이곳에서 대회가 열린 2021년부터 작년까지 우승한 박민지, 임희정, 홍지원, 그리고 노승희는 모두 장타자는 아니지만 샷이 정확하고 퍼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노승희는 페어웨이 안착률 1위(83.49%)가 말해주듯 KLPGA 투어에서 가장 드라이버를 정확하게 친다.
드라이버 정확도가 웨지와 비슷하다는 찬사까지 듣는다.
어느 코스보다 티샷 정확도가 중요한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노승희가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군 원동력이 바로 정확한 드라이버 샷이다.
다만 올해 노승희는 작년보다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게 걸림돌이다.
노승희는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우승 전까지 12개 대회에서 5번이나 톱10에 진입하는 등 빼어난 샷 감각을 보였지만 올해는 9개 대회에서 두산 매치플레이 3위를 빼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공동 10위가 최고 성적이다.
장기인 퍼팅에서 애를 먹고 있는 노승희의 타이틀 방어 열쇠는 그린 플레이로 보인다.
올해 가장 뜨거운 샷을 날리는 이예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그리고 다승(3승) 등 전 부문 선두를 달리는 이예원은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 딱 맞는 경기 스타일이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치른 한국여자오픈에서 이예원은 기대에 살짝 못 미쳤다.
2023년 공동 6위에 올랐지만 2022년 공동 18위, 작년에는 공동 44위에 그쳤다.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이 워낙 높낮이가 심한 곳이라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이예원은 약점인 체력에 발목이 잡혔던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시즌을 대비해 체력 강화에 가장 역점을 뒀다는 이예원은 시즌 4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내겠다는 각오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둬 사기가 오른 이가영은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이가영은 최근 출전한 2개 대회에서 선두권에 올라 샷 감각이 한껏 올라왔다.
지난 2021년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진 박민지와 박현경도 눈여겨봐야 한다.
통산 20승에 단 1승 남긴 박민지는 "좋은 기억이 있었던 곳이자, 좋아하는 골프장이라 설렌다. 코스 세팅이 까다롭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없어서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 같다. 다시 한번 우승의 영광을 느끼고 싶다"고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지난달 E1 채리티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두는 등 올해 출전한 10차례 대회에서 5번이나 톱10에 입상하는 등 샷 감각이 뜨거운 박현경은 2021년 준우승을 설욕하겠다는 다짐이다.
KLPGA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메이저대회 2연승을 바라보는 홍정민, 최근 5경기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을 알린 2022년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임희정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KLPGA 투어에서 장타자로 꼽히는 방신실, 황유민, 배소현, 고지우 등이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을 어떻게 공략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대회에는 대회 요강에 따라 대한골프협회(KGA) 아마추어 국가대표 선수와 KGA 랭킹 포인트 상위 10위 이내 등 아마추어 선수 10명이 출전한다.
국내외 아마추어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오수민, 박서진, 정민서 등 국가대표 정예 선수들의 경쟁력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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