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를 살 때 안전 등급을 확인하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헤럴드 AI)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신차 구매 시 안전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NCAP: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NCAP 평가 등급을 확인하고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는 10명 중 3명도 채 되지 않았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실시한 '신차 소비자 초기 반응 조사(AIMM)'에 따르면, NCAP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58%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설명을 들은 뒤에는 62%가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응답했지만, 이 중에서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이름은 낯설었지만 충돌 실험과 등급 제도 자체는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제도에 대한 구체적 이해도를 살펴보면, "표준화된 평가 및 등급 제공", "안전한 차량 개발 유도", "소비자의 선택 기준 제공" 등 제도의 목적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알고 있었던 반면, "각국 개별 운영", "자율적 평가 제도", "정부·공공기관 중심 평가"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컨슈머인사이트)
그러나 제도 활용도는 낮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차량 구매 시 NCAP 등급을 확인한 비율은 27%에 불과했으며, NCAP 개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응답자(62%)를 기준으로 해도 절반 이상이 이를 차량 선택에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차량 구매 시 NCAP 등급을 중요하게 보겠다는 응답은 전체의 82%로 제도 활용도는 앞으로 높아질 여지가 있다.
특히 수입차 이용자의 경우 등급 확인 비율이 40%로 국산차 이용자(24%)에 비해 약 두 배 가까이 높았으며, NCAP 인지율도 53%로 국산차 이용자(4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유럽, 미국 등 NCAP이 널리 정착된 국가에서 수입된 모델들이 관련 정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교통안전공단이 공개한 2019~2024년 평가 자료에서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사들이 이를 마케팅에 잘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낮은 관심과 등급 간 큰 차이가 없는 점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컨슈머인사이트)
자동차 안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조사와 관련 기관이 NCAP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게 적극적인 홍보와 정보 제공에 나설 필요가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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