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텔란티스의 존 엘칸(John Elkann) 회장은 6월 12일, 유럽연합(EU)이 일본의 경차(Kei Car)와 유사한 소형·저가 차량을 수익성 있게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25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 콘그레스’에서 엘칸 회장은 “2019년만 해도 유럽에서는 1만5,000유로(약 2,100만 원) 미만의 차량이 100만 대 판매됐지만, 현재는 10만 대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피아트 500과 같은 소형차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었지만, 무거워진 차량 규정과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사라졌다”며 “2030년까지 120건 이상의 새로운 규제가 도입될 예정인데, 현재 엔지니어의 25%는 규제 준수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엘칸 회장은 일본의 경차 시스템을 유럽에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유럽판 경차를 ‘E카(E-Car)’로 명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에서는 경차가 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며, 가격은 보조금을 감안할 경우 1만 유로 미만인 경우도 많다. 닛산 사쿠라(Nissan Sakura)는 최근 2년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다.
현재 스텔란티스는 시트로엥 아미(Citroën Ami), 오펠 록스-e(Opel Rocks-e), 피아트 톱폴리노(Topolino)와 같은 초소형 전기차를 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이들 차량은 유럽의 ‘쿼드리사이클’로 분류되며, 최대 시속 50km로 제한되고 고속도로 진입은 불가능하다. 일부 국가는 만 14세 이상이면 운전할 수 있어 십대 청소년을 포함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엘칸은 “이러한 차량이 수만 대 규모로 판매되며, 저렴한 전기 이동수단에 대한 수요가 분명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출량이 높은 노후 내연기관 차량을 최신 모델로 대체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환경 친화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칸은 루카 데 메오 르노 CEO와 함께 지난 5월에도 EU에 소형차에 특화된 규제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이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의 규제는 대형차에 맞춰져 있고, 소형차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와 지리(Geely)의 합작 브랜드 스마트(Smart)의 유럽 CEO인 디르크 아델만은 이날 같은 행사에서 “현재 유럽에서 A, B세그먼트(소형차) 생산이 어려운 이유는 분명하다”며, 포투(ForTwo) 후속 모델의 개발 방향을 모색 중이지만 공식 승인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프랑스 자동차 연구기관 GERPISA의 토마소 파르디 소장은 “경차형 전기차의 규제 카테고리를 신설해야 한다”며, “이는 유럽 제조사들이 1980~2000년대 경쟁력을 회복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응하며 공급망 혁신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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