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챗GPT 생성 이미지]
AI 기반 디지털 필름을 활용해 원작 그림을 물리적으로 복원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이 필름은 필요시 쉽게 제거도 가능해 미술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술 작품 복원은 정교한 손놀림과 예리한 눈을 필요로 한다. 수세기 동안 보존 전문가들은 손상된 부분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원래 색상을 정확히 재현해 복원해왔다. 때로는 수천 개의 미세한 부분이 각각의 세심한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하나의 그림을 복원하는 데 몇 주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해도 100% 완벽하게 복원되는 것도 아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가 지역의 한 미술품 수집가는 바로크 회화 거장인 무리요의 성모 마리아 그림의 복제화를 소장하다가 이를 손보는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출처 : 스페인 예술품보존협회(ACRE) 트위터 캡쳐]
물론 최근 몇 년간, 디지털 복원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원본 그림의 가상 복원본을 생성하는 길이 열렸다. 이 도구들은 컴퓨터 비전, 이미지 인식, 색상 매칭 기술을 적용해 비교적 빠르게 ‘디지털 복원본’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디지털 복원을 실제 원작에 직접 반영하는 방법은 없었다. 11일(현지시간)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논문에서 MIT 기계공학 박사과정인 알렉스 카치킨(Alex Kachkine)은 디지털 복원을 원작 그림 위에 물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
[출처 : news.mit.edu]
먼저 이 복원 맵은 얇은 고분자 필름 두 겹에 인쇄된다.
첫 번째 층은 색상, 두 번째 층은 같은 패턴의 흰색으로 인쇄된다.
두 겹이 정밀하게 일치되어야 완전한 색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의 색 지각 특성에 기반한 정렬 보조 알고리즘도 개발됐다.
[출처 : Alex Kashkin 유튜브 채널]
필름은 상용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되며, 원작에 얇은 바니시 스프레이로 부착된다.
이 마스크는 필요시 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마스크의 디지털 파일은 보존되어 후대 보존가들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카치킨은 “어떤 마스크가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디지털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100년 후 누군가가 이 그림을 다시 작업할 때 매우 명확하게 어떤 복원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보존 분야에서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을 15세기 손상된 유화를 대상으로 시연했다. AI는 복원이 필요한 5,612개의 영역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총 57,314개의 서로 다른 색상으로 해당 영역을 채웠다. 시작부터 완료까지 총 3시간 반이 걸렸으며, 이는 기존 복원보다 약 66배 빠른 속도다.
[출처 : Alex Kashkin]
카치킨은 이 기술이 기존 수작업 방식보다 수십~수백 배 더 빠를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다만 이 기술의 보급에 있어서도 작품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보존하기 위한 윤리적 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복원의 모든 단계에서 윤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보존 원칙과 가장 잘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덧붙여 그는 “보관소에 있지만 너무 손상되어 전시되지 못하는 예술 작품이 많다. 이 새로운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예술이 대중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글 / 홍정민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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