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법률 기술 스타트업 DISCO(디스코)가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생성형 AI 기반의 법률 문서 검토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이번 확장은 미국 내 대형 로펌과 기업 법무팀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DISCO의 기술을 유럽 규제 환경에 맞춰 최적화한 결과로, 유럽 리걸테크 시장의 지형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생성 AI로 계약서·소송 자료 검토 자동화
DISCO가 제공하는 ‘AI Review’ 서비스는 GPT 기반의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해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계약서, 증거자료, 소송 문건을 자동으로 분류·요약·분석한다. 특히 유럽 데이터 보호법(GDPR)을 준수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문서 내 민감정보 식별과 비식별화 기능도 탑재돼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기술은 문서당 검토 시간을 기존 대비 최대 80%까지 단축시키며, 인간 리뷰어 수준의 정확도를 달성한 것이 강점이다. 또한, 영어 외에도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다국어 지원을 통해 다양한 유럽 현지 로펌과 기업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법무 비용 절감 + 인적 리소스 최적화
DISCO의 유럽 시장 진출은 법률 시장의 두 가지 큰 과제를 동시에 겨냥한다: 높은 인건비와 과도한 문서량. 특히 브렉시트 이후 복잡해진 영국 내 법률 환경,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및 AI법(AI Act) 도입에 따른 준법 검토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기업 법무팀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DISCO 유럽 총괄 리사 바우어(Lisa Bauer)는 “AI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서, 법률 서비스의 접근성과 속도를 혁신하고 있다”며 “중견 로펌뿐 아니라 스타트업, 인하우스 팀까지 포괄하는 솔루션으로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AI 규제 강화 속에서 기술 신뢰성 확보가 관건
한편 유럽은 AI 관련 규제 논의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DISCO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관련 준수 기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유럽 AI법(AI Act)에 따라 투명성·책임성 기준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설명하고, 감사 로그를 제공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ChatGPT 등 범용 AI가 신뢰성과 법적 리스크에서 비판을 받는 와중에, 산업 특화형 AI가 어떻게 규제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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