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최근 ‘잘파세대(Z+α세대)’의 소비 취향을 정조준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개인의 취향을 추구하며,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나 이색적인 조합도 주저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성향은 ‘모험구매’, ‘옴니보어(omnivore)’와 같은 키워드를 낳았고, 이는 곧 새로운 맛과 조합을 앞세운 유통업계의 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질문에 대해 19~29세 연령대에서 긍정 응답률(4점 이상 비율)이 59.6%를 기록하며 타 세대를 앞질렀다. 이들이 자주 찾는 한 편의점의 SNS에서 공개된 신제품 리뷰 영상에는 약 3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코카-콜라, 멜론∙복숭아 신제품으로 환타 라인업 확장
코카-콜라사는 환타 브랜드를 통해 색다른 탄산음료 두 종을 연이어 출시하며 잘파세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5월 선보인 ‘환타 멜론’은 달콤한 멜론 향에 청량한 탄산이 어우러진 제품으로, 멜론맛 과자의 인기 속에서 탄산음료 시장에서도 멜론향의 인기를 이어갔다.
코카-콜라사 ‘환타 멜론’, ‘환타 제로 상큼 피치’
이어 출시된 ‘환타 제로 상큼 피치’는 복숭아 향을 바탕으로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를 구현한 제품이다. 기존 환타 특유의 청량함에 산뜻한 과일향이 조화를 이루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두 제품 모두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이 큰 소비층의 니즈를 겨냥해 출시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넣은 리츠, 찍먹 감자칩… 이색 조합으로 ‘궁금증 유발’
스낵 분야에서도 독특한 맛 조합으로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동서식품은 ‘리츠 크래커 바삭 김’을 새롭게 선보였다. 바삭한 리츠 크래커에 국내산 김을 더해 고소함과 바삭함을 동시에 살린 것이 특징으로, 크래커 사이사이에 섞인 김가루가 한국적인 풍미를 더한다.
(좌측부터) 동서식품, 오리온
오리온은 감자칩 브랜드 ‘예감’에 소스를 곁들인 콘셉트를 적용했다. ‘찍먹 예감 치폴레마요소스맛’은 ‘예감 치즈그라탕맛’ 감자칩에 이국적인 치폴레마요 소스를 조합한 제품이며, ‘찍먹 예감 갈릭청양마요소스맛’은 ‘예감 볶음양파맛’에 알싸한 마늘과 청양고추 풍미가 가미된 마요 소스를 추가해 색다른 맛을 제공한다. 감자칩과 소스 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중화풍 소스, 마라 비빔면… 이국적 향신료로 입맛 공략
잘파세대는 한국적인 맛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향신료나 조리법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특징을 보인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중화풍 제품을 통해 이국적인 맛을 제공하고 있다.
(좌측부터) 샘표, 농심
샘표의 중화 브랜드 ‘차오차이’는 ‘시추안 마라탕’과 ‘한국풍 마파두부 소스’를 선보였다. 시추안 마라탕은 15시간 끓인 사골 육수에 사천 화조유와 마조유를 더해 매콤한 풍미를 강조했으며, 건두부, 버섯, 돼지고기 등 인기 재료 7종이 포함돼 있어 완성도 높은 맛을 구현했다. 한국풍 마파두부 소스는 한국 재료인 마늘, 쌈장, 고추장을 기본으로, 두반장과 굴소스를 더해 중화와 한식의 접점을 살렸다.
농심은 ‘누들핏 마라탄탄’을 출시했다. 마라 특유의 얼얼한 매운맛에 고소한 땅콩소스를 결합해 탄탄면 스타일의 비빔면을 구현했다. 기존 제품보다 약 4배 넓은 당면을 사용해 소스의 흡착력을 높이고 쫄깃한 식감을 강화했다. 열량은 낮추되,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1020세대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이다.
매운맛의 진화… 마라 닭날개부터 엽기소스 닭가슴살까지
‘맵부심’으로 불리는 매운맛 열풍은 여전히 유통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매운맛을 구현한 신제품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좌측부터) 교촌에프앤비, 하림
교촌에프앤비는 자사의 레드 소스에 마라 향신료를 더한 ‘마라레드싱글윙’과 ‘마라레드윙박스’를 출시했다. 기존의 매운맛에 얼얼한 마라풍이 더해진 제품으로, 매운맛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은 물론 새로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까지 타깃으로 한다. 제품은 윙과 봉 부위로 구성돼 선택의 폭을 넓혔다.
하림은 떡볶이 프랜차이즈 ‘동대문엽기떡볶이’와 협업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하림e닭 소스 잘 먹은 닭가슴살·닭다리살’ 시리즈는 엽기떡볶이의 시그니처 소스를 담은 고단백·저당 식품이다. 오리지널, 마라, 로제 등 총 5가지 맛으로 구성돼 매운맛의 농도와 풍미를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식단 관리 중에도 매운맛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유통업계는 잘파세대의 감각적이고 개방적인 소비 성향에 주목해, 단순히 맛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조합과 문화적 맥락을 입힌 제품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감각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실험적 제품들이 유통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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