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환경청(Environment Agency)은 AI 기술 확산과 이에 따른 데이터센터 인프라 급증이 영국 내 심각한 수자원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55년까지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인한 추가적인 물 수요가 하루 최대 50억 리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망은 AI 모델 학습 및 추론에 필요한 고성능 서버 운용이 대량의 냉각수 소비를 동반하기 때문으로, 특히 기후 변화와 도시 인구 집중 현상까지 겹치며 국가적 물 관리 체계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왜 데이터센터가 물을 많이 쓸까?
데이터센터는 AI 연산을 포함한 대규모 서버 작동으로 인해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며, 이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 시스템을 가동하는 데 수자원이 필수적이다. 영국에서는 많은 데이터센터들이 공업용수나 지하수, 혹은 강물 등을 냉각에 활용하고 있으며, AI 기술의 가속화는 이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고 있다.
영국 환경청은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수자원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규제 설계도 발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런던과 케임브리지 등 주요 IT 허브에 들어서는 신규 데이터센터의 경우, 입지 선정 시 물 부족 지역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 및 업계의 반응
영국 정부는 해당 경고에 대해 “지속가능한 AI 인프라 설계 가이드라인”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며, 대체 냉각 기술 및 재활용수 활용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AI 기업 역시 영국 내 물 사용량 투명성 제고와 ‘물발자국’(water footprint) 관리 전략 수립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자원 문제는 영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아일랜드, 인도 등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국가들 역시 유사한 냉각수 부족 이슈를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린 데이터센터’, ‘수냉식 대신 공냉식’ 전환, ‘지하열 에너지 활용’ 등 다양한 솔루션이 실험되고 있다.
AI의 미래가 물 위에 세워지고 있다는 경고는 단순한 수치 예측을 넘어, 기술과 생태계의 균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영국은 이번 경고를 계기로 데이터 인프라 개발과 환경 지속 가능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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