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가 오늘(24일)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AI로 찾아가는 게임 흥행의 새로운 길”을 주제로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R&D 실의 오진욱 팀장이 데이터/AI 기반 게임 흥행 예측 시스템을 소개하는 세션이 진행됐다.

오진욱 팀장은 리셀컴퍼니, 발라트로 등의 작품은 유명 디렉터가 만든 것도 아니고, 마케팅 비용을 사용한 것도 아니지만,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게임이며, 세상에는 개발자마저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큰 성공을 이룬 작품이 다수 존재한다고 강연을 시작했다.
오진욱 팀장은 야구인들의 경험과 직관으로 선수를 뽑던 기존 MLB에 세이버메트릭스를 기준으로 선수들을 발탁해 큰 돌풍을 일으킨 오클랜드의 실화를 담은 ‘머니볼’을 예로 들며, “게임업계도 ‘머니볼’ 이전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한 것이 문제 인식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단순한 직관과 경험을 기반으로 흥행을 예측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흥행 예측을 통해 이용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숨겨진 게임을 발굴하는 게임 흥행 예측 시스템을 구상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한 AI 기반 구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그룹의 AI 게임 흥행 예측 시스템은 크게 3가지 키포인트로 구성된다.
한해에만 1만 8천여 개의 게임이 매년 출시되지만, 사람이 이를 모두 해볼 수는 없기에 AI를 통해 이 게임과 이를 즐기는 이용자까지 모두 파악하여 잠재된 패턴을 알아내는 빅데이터를 쌓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게임의 성공을 가늠하는 것을 사람의 직감이 아닌 객관적 추론을 통해 분석하며, 자신도 어떤 게임이 할만한 게임인지 모르는 이용자가 많은 만큼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세 번째 키포인트다.
특히, 오진욱 팀장은 “이 게임은 될 거야”라는 직감은 어쩌다 맞을 수는 있어도 연속성이 없지만, 객관적 추론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한다면, 실패와 성공한 원인을 분석하는 데이터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AI를 실무에 쓰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계속 누적시키고, 커스터마이징을 해야 적합한 AI 시스템 설계할 수 있으며, 게임의 흥행과 실패, 부진과 등락 모든 과정을 추적할 수 있고, 당장 성공할 수는 없지만, 오늘보다 더 정확한 AI 흥행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이 오진욱 팀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게임 흥행 예측 엔진의 구조 역시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데이터 수집이다. 이 데이터에는 게임의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이용자 의견 심지어 소비자 리포트 등 모든 데이터를 함께 수집한다. 여기에 돈을 많이 번 게임뿐 아니라 이용자 및 각기 각층의 평가 데이터도 함께 볼 수 있게 접근하여 학습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데이터는 다양한 파트의 AI 모델이 학습하게 되며, 서로의 추론과 결론을 다시 분석하고, 이 결론이 앙상블로 합산되어 새로운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는 것이 오진욱 팀장의 설명이다.
특히, 오 팀장은 해석은 정확하지만, 과거 패턴에 의존적이고, 데이터 가공이 필요한 GBM(Gradient Boosting Machine), 범용성이 높고, 엔지니어링 부하가 적은 대신 높은 비용과 데이터 노이즈와 수치 예측이 불안정한 단점이 있는 LLM(Large Language Model) 등 여러 모델을 혼합. 이 장단점을 상호보완할 수 있는 형태로 AI 모델을 협업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어벨류에이션’(Evaluation) 즉 평가다. 바둑 복기와 같이 예측의 성공 및 실패를 복기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다음 고도화의 힌트를 얻고, 반영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기반 게임 흥행 예측 시스템의 성과 지표도 공개됐다. 실제로 4X 게임, MMORPG 등 여러 게임의 흥행을 예측한 결과 실제 데이터와 근사치를 보이기도 했지만, 예상과 크게 다른 지표도 나왔으며, 이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 팀장은 이 AI 모델은 단순히 “성공하는 게임”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수십만 개의 게임을 분석하여 투자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는 게임을 세상에 한 번 더 노크할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게임은 망한다, 이 콘텐츠는 안돼”와 같은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 이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게임이 계속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는 것이 오 팀장의 목표다.
마지막으로 오진욱 팀장은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게임임에도 기회를 받지 못한 게임에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여 세상에 나오지 못한 누군가의 ‘인생 게임’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