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DIGIT.IN]
애플이 자사의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의 인공지능(AI)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이 오랜 기간 고수해 온 ‘자체 기술 우선’ 전략에서 벗어나 외부 AI 기술에 기대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6월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시리의 차세대 버전에 오픈AI의 ‘챗GPT(ChatGPT)’ 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를 탑재하는 방안을 실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양사에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구동 가능한 맞춤형 언어모델 버전의 훈련을 요청했으며, 일부 기능은 iOS 26에서 실제로 챗GPT와 연동되어 이미지 생성 및 분석 기능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출처 : 챗GPT 생성]
이는 최근 애플 내부에서 자체 ‘통합 시리’ 파운데이션 모델의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애플의 자체 모델은 구글 출신 AI 전문가 루오밍 팡이 이끄는 100여 명의 팀에서 개발 중이다. 향후 완성도가 높아진다면 외부 모델을 대체할 수도 있지만, 클로드나 챗GPT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당 모델은 복잡한 명령 처리와 개인 맞춤형 에이전트 기능까지 목표로 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출시 시점이 2026년으로 미뤄졌다. 또, 기존 시리의 개발을 주도했던 존 지아난드레아 부사장이 물러나고, 마이크 록웰이 후임으로 부임하면서 외부 모델 도입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됐다.
[출처 : 애플 머신러닝 홈페이지]
내부 테스트 결과, 앤트로픽의 클로드가 통합 시리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앤트로픽과의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앤트로픽이 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픈AI가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애플의 특성상, 외부 AI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구동 가능한 맞춤형 구조를 요구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내부에서는 이 같은 전략 변화에 대해 엇갈린 반응도 감지된다. 핵심 AI 연구원이던 톰 군터의 퇴사, 오픈소스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MLX’ 팀의 이탈 위기 등은 이러한 갈등의 단면이다. 애플은 조건을 개선해 가까스로 팀을 잔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현재 외부 모델 도입과 자체 개발을 동시에 추진 중이며,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AI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전략만으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분명해 보인다.
글 / 홍정민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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