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가 미국 고성능 자동차의 상징이었던 'SRT'를 부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 고성능 자동차의 상징이었던 스텔란티스의 SRT(Street and Racing Technology)가 부활한다. 스텔란티스는 현지 시간으로 2일, 크라이슬러, 닷지, 지프, 램의 퍼포먼스 라인업을 SRT라는 단일 브랜드로 통합하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SRT는 1989년 ‘팀 바이퍼(Team Viper)’로 출발해 닷지 바이퍼(Dodge Viper) 개발을 주도한 고성능 전문 조직이다. 이후 닷지 네온 SRT-4, 크라이슬러 300C SRT8, 닷지 차저·챌린저 헬캣, 지프 그랜드 체로키 트랙호크 등 전설적인 미국 머슬카들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2021년 FCA와 푸조그룹의 합병으로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SRT 브랜드를 해체하고 관련 기능을 내부 조직으로 흡수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스텔란티스는 “이제 다시 시끄러워질 시간(It’s time to get loud again)”이라는 선언과 함께 SRT의 공식 부활을 알렸다.
머슬카 팬들과 자동차 마니아들의 관심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스텔란티스는 SRT를 통해 미국 4개 브랜드의 고성능 개발 역량을 통합하고 엔진, 공력, 핸들링, 전자제어 등 모든 기술 부문에서 극한의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조직으로 재정비한다는 전략이다.
고성능 부품 브랜드 ‘다이렉트 커넥션(Direct Connection)’, NHRA 드래그 레이싱, 그리고 2026년 NASCAR 트럭 시리즈에 복귀하는 램의 모터스포츠 활동 역시 SRT가 총괄하게 된다.
닷지 챌린저 SRT 데몬은 순정 양산차 최초로 급출발과 함께 앞 부분이 들리는 휠리(Wheelie) 인증을 받았다. (스텔란티스)
이번 재편의 핵심 인물은 과거 닷지를 머슬카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게 만든 팀 쿠니스키스(Tim Kuniskis)다. 현재 램 CEO를 겸임하고 있는 그는 “SRT 이름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위한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모으고 있다”라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시 정의할 준비가 됐다”라고 밝혔다.
스텔란티스 CEO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는 “팀 쿠니스키스는 고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인물”이라며 “그의 전략적 사고와 경쟁 정신을 통해 미국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시 세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텔란티스는 ‘SIXPACK’이라는 코드명으로 새로운 닷지 차저의 생산을 시작했으며 향후 SRT를 통해 HEMI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혹은 AMG E-퍼포먼스 스타일의 전동 고성능 모델 출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SRT의 상징적 모델로 꼽히는 ‘닷지 챌린저 SRT 데몬(Demon)’의 부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7년 단 3300대 한정 생산된 이 모델은 6.2ℓ 수퍼차저 V8 엔진에서 최대 840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400m(1/4마일)를 9.65초에 주파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순정 양산차 최초로 휠리(Wheelie), 즉 앞바퀴가 들리는 가속 장면이 공식으로 인증을 받기도 했으며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는 ‘정신 나간 괴물’로 불리며 컬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설적 모델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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