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의 수소 연료전지 차량 넥쏘(NEXO)의 2세대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1세대 넥쏘는 2018년에 나왔고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올해에 2세대 모델이 나온 것입니다.
넥쏘는 수소연료전지 차량이라고 구분합니다. 여기에서 연료전지는 영어로는 퓨얼 셀(Fuel Cell)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차량을 구동 시키는 동력은 전기 모터입니다.연료전지라는 말은 기존의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의 연료(燃料)처럼 연소시키는, 즉 불로 태워서 동력을 얻는 연료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연료전지의 연료는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연료라는 말을 쓰는 건 가솔린이나 디젤 연료의 연소가 탄화 수소를 태워서 산소와 결합시키는 산화작용이 본질적 특성인데, 넥쏘의 연료 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켜서 물과 전기를 얻는 과정이고, 이 자체가 화학적으로는 역시 산화작용이기에 수소를 연소시킨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수소 자동차가 똑같은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BMW의 하이드로젠 7 같은 수소 동력 승용차는 가솔린 엔진에 휘발유 대신 수소를 인젝터로 분사해 점화플러그로 불을 붙여 그야말로 연소시키므로 넥쏘의 수소 연료전지와는 전혀 다른 원리입니다.

새로운 2세대 넥쏘는 전장ⅹ전폭ⅹ전고가 4,750ⅹ1,865ⅹ1,640(mm)이고 휠베이스는 2,790mm입니다. 차체 길이는 거의 중형 D-세그먼트에 SUV에 필적하는 크기입니다. 전체적으로 직선적인 조형으로 돼 있어서 디지털 감각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7년 전에 나왔던 1세대 넥쏘는 전반적으로 약간 곡선 지향적이고 차체의 면 처리도 근육질의 인상이 강했습니다. 여기에서 2세대 넥쏘의 앞 뒤 모습과 1세대 넥쏘의 앞 뒤 모습을 비교해 보시면 차이가 명확합니다.

측면의 이미지도 2세대 넥쏘는 평행한 수평선이 강조된 기하학적 성향이지만, 1세대 넥쏘는 곡선과 곡면이 더 강조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1세대 넥쏘는 측면에서 A-필러와 C-필러를 시각적으로 연결하면서 쿼터 글래스까지 하나로 묶은 인상이었지만, 2세대 넥쏘는 C-필러에 삼각형-실제로는 사각형입니다만-형태의 쿼터 글래스를 넣고, C-필러의 단차를 도어 패널까지 연장해서 샤프 한 모서리로 존재감을 강조한 디자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실내의 이미지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1세대 넥쏘가 투 톤 컬러의 재질과 도어 트림 패널로 실내를 꾸미고 수평 기조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썼습니다. 2세대 넥쏘도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투 톤 컬러를 썼지만, 도어 트림 패널에는 투 톤을 반대로 넣으면서 강조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요즘의 추세에 맞추어서 디스플레이 패널을 넓게 쓰고 가로로 긴 환기구를 적용하는 등 트렌드에 맞추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내의 색상은 베이지 계열과 푸른 회색 계열의 두 가지가 사진 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건 조수석 부분의 크러시 패드 부분에 적용된 수직 패턴의 패딩 같은 이미지입니다. 일견 몽글몽글한 식빵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센터 콘솔의 팔걸이 형태는 세우거나 눕히는 게 가능한 구조로 보이는데요, 이건 최근에 나온 신형 팰리세이드의 것 과도 비슷한 구조로 보입니다. 물론 팰리세이드는 차량 구성에 따라 팔걸이를 세워서 보조석 등받이로 쓸 수 있는 구성도 있지만, 넥쏘의 팔걸이 형태가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세워 놓아도 좌석으로 활용 가능한 형태는 아닌 걸로 보입니다.

2세대 넥쏘는 디지털 리어 뷰 미러가 설치돼 있습니다. 아마 이것도 옵션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디지털 미러는 익숙해지면 재래식 거울과 크게 다른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만, 처음에는 약간 낯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야간이나 비 오는 날에는 디지털 미러의 장점이 크긴 합니다.

최근에는 앞쪽 룸 미러도 디지털 방식의 것인 차량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앞쪽의 것은 운전석에서 가깝다 보니 저처럼 원시(遠視), 즉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볼 때 안경이 필요 없는 시력조건에서는 디지털 룸 미러를 볼 때 의외로 불편하기도 합니다. 물론 다 초점 렌즈 안경을 쓰면 해결되긴 합니다.

2세대 넥쏘의 차체 내/외장 디자인은 1세대와는 매우 다른 인상입니다. 1세대의 스타일 이미지는 차를 볼 때마다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인상이었다면, 2세대 넥쏘는 그야말로 디지털 세대를 나타내는 형태와 감성을 보여줍니다.

앞 범퍼에 있는 네 등분된 사각형의 안개등과 그릴 부분의 그래픽, 그리고 네 등분된 사각형 그래픽의 테일 램프는 마치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 11버전의 시작 화면에 나오는 심벌 같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2세대 넥쏘의 차량 전체 이미지는 마치 공상과학 만화 속의 우주선 같은 느낌의 이미지도 풍기고 있습니다. 수소 연료전지가 본래 우주선에서 전력과 승무원의 식수를 해결하는 기술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그런 이미지를 모티브로 한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21세기의 기술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수소 연료전지라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차량이 과거의 기계의 개념보다는 전자화된 디지털 기기의 성격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 작금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감각으로 무장한 2세대 넥쏘의 디자인은 그러한 21세기의 기술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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