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블루오벌(BlueOval) 공장에서 F150 라이트닝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포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EV) 핵심 원료인 희토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가 최근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포드(Ford)를 포함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모터 자석 제조에 필요한 디스프로슘(Dy)과 테르븀(Tb) 등의 희소 금속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기모터 핵심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모든 자동차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자석도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석은 오디오 시스템의 스피커, 시트 모터, 와이퍼 모터, 도어 모터, 제동 및 조향 시스템, 파워 시트, 연료 분사 장치 등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품으로 포드는 이전에서 같은 이유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포드는 6일(현지 시간), 전기차 생산 핵심 거점인 블루오벌(BlueOval)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블루오벌에서는 F-150 라이트닝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나 최근 중국산 희토류 공급이 사실상 끓긴 것으로 전해진다. 포드는 생산 재개 시점에 대해서도 “공급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전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 및 가공 부문에서는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자국 산업 보호와 전략적 자원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희토류 수출 허가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이로 인해 미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GM, 테슬라, 현대차 등은 각각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에서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거나, 자체 희토류 가공 설비 구축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수급 불안이 단기적인 이슈를 넘어, 향후 EV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구조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일본은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하이브리드카 생산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국가에 의존한 공급망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희토류 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반도체 등 전방위적 분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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