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5월, 중국 BYD가 44.8% 성장한 196만 대를 판매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지리(Geely) 그룹은 81.8%라는 압도적인 성장률로 테슬라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오토헤럴드 유)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한 약 773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신차 판매의 21.1%에 해당하는 수치로 신차 5대 중 1대가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차(FCEV)로 대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근 발간한 ‘2025년 1~5월 글로벌 전기동력차 시장 현황’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전기차 시장의 확장 배경과 함께 당면한 과제들을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수전기차(BEV)는 502만 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34.5% 증가했해 전체 신차 시장의 13.7%를 차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272만 대로 31.9% 늘어나며 점유율 7.4%를 기록했다.
성장을 이끈 지역은 단연 중국과 유럽이다. 중국은 신에너지차 세제 혜택과 가격 인하 경쟁, 내수 활성화 정책 등으로 전년보다 41.1% 증가한 522만 대를 판매하며 세계 시장의 40.1%를 차지했다. 유럽은 143만 대를 기록하며 24.2% 성장했고, CO₂ 규제 대응을 위한 보급형 전기차 확대로 대부분 국가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미국은 약 60만 대로 5.7% 증가하며 점유율 8.2%를 차지했으나 IRA 인센티브 폐지 우려와 관세 리스크에 따른 선수요 유입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일본은 10.3% 감소한 4만 대에 그치며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중국 BYD가 44.8% 성장한 196만 대를 판매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지리(Geely) 그룹은 81.8%라는 압도적인 성장률로 테슬라를 제치고 2위에 올랐고, 테슬라는 중국 및 미국 내 수요 감소로 전년보다 19.0% 줄어든 63만여 대에 그쳐 3위로 밀려났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EV3, EV4, 아이오닉9, 캐스퍼 일렉트릭 등 신모델 출시 효과로 17.0% 증가한 22.5만 대를 판매하며 9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KAMA는 전기동력차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정책 변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재집권할 경우, IRA 인센티브 폐지 등 친내연기관 정책이 추진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위축이 예상된다.
또한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에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BYD, 지커(Zeekr), 샤오펑(Xpeng) 등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신모델 출시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에는 인센티브 정책이 핵심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독일, 스페인 등은 전기차 보급을 위해 보조금 정책을 강화했으나, 프랑스처럼 인센티브 축소 시 판매 급감이라는 뚜렷한 반응이 나타났다.
강남훈 KAMA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보다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술 혁신과 생산투자를 유도하고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함께 성장시키기 위한 인센티브 체계 유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