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챗GPT 생성 이미지]
2025년 5월, AI 기반의 노코드(no-code) 개발 플랫폼을 표방하던 스타트업 ‘빌더AI(Builder.ai)’가 실제로는 약 700명의 엔지니어가 수작업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며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블룸버그 등 다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주요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하던 '빌더AI'는 핵심 기술로 홍보하던 AI 기술의 진위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사업 지속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설립된 '빌더AI'는 ‘코딩 없이 앱을 개발할 수 있는 AI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았다. 개발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부각되며, 업무용 앱이나 전자상거래 앱 등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각광받았다. 2023년에는 시리즈 D 투자 라운드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2억 5천만 달러(약 3,400억 원) 이상을 유치했으며,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를 넘기며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출처 : T타임스]
하지만 2025년 들어 시작된 해외 언론의 조사 결과, '빌더AI'가 AI 기반 플랫폼이라 주장했던 서비스는 실제로는 인도에 배치된 약 700명의 엔지니어들이 수작업으로 구축하고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사용자가 앱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마치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것처럼 보이게끔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인력 개발자들이 일일이 코드를 작성하고 맞춤형 수정까지 모두 수동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실이 밝혀지자, SNS에서도 풍자와 비판이 쏟아졌다. 창업가 베른하르트 엥겔브레히트는 X(구 트위터)에 “빌더AI의 ‘AI’는 사실 700명의 인도 개발자였다”는 글을 올리며, 고객의 요구는 모두 인도의 오피스로 전달돼 사람이 직접 코드를 짰다고 지적했다.
[출처 : X/@Bernhard Engelbrecht]
그는 이어 “버그가 많고 작동이 제대로 안 되는 앱은 오히려 ‘진짜 AI가 만든 것처럼’ 보였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는 콜센터 같은 사무실에서 수많은 개발자들이 일하고 있는 사진도 함께 올라와 시각적 충격도 안겼다.
'빌더AI'는 실제로는 ‘사람의 손’으로 운영된 사실이 알려지며 투자자와 고객들의 신뢰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일부 고객은 이미 오래전부터 “AI가 만들었다고 하기엔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의심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빌더AI'는 사업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급여 지급 등 기업 필수 운영 유지 능력이 상실됐으며 남은 자금은 인도 계좌에 있으나 규제로 인해 사용이 불가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은 ‘AI’를 내세우며 실제론 수작업으로 운영된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협력 과정에서, 기업이 내세우는 기술력과 실제 운영 방식 간의 괴리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노코드 및 로우코드(low-code) 분야는 기술의 구현 과정이 블랙박스로 남기 쉬운 만큼,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는 기업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 / 홍정민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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