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 보낸 관세 서한을 7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과 일본산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고율 관세가 현실화하면서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은 전례 없는 통상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다만, 서한에서 밝힌 25% 관세율이 지난 4월 발표한 한국의 상호관세와 같고 협상 가능 시한이 3주간 연장되면서 추가 협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막판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90여 개국에 새로운 관세 체제를 예고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히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시장이며 이 기회에 동참하길 바란다. 25%라는 숫자는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미 무역 관계는 오랫동안 상호 호혜적이지 못했다”며 “2025년 8월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일괄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는 기존의 세부 품목별 관세와는 별도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생산하거나 제조활동을 할 경우,해당 제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승인 절차 역시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완성차 기업들에 미국 내 추가 투자와 현지 생산 확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양자택일’ 통보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는 단순히 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이 된다”라며 관세 부과가 정치·안보적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BRICS 국가들과 협력하는 국가에는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관련 업체들이 심각한 수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이는 한국이 중국과의 무역·기술 협력을 강화할 경우 미국의 전략적 대응이 더욱 강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메시지다. BRIC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국들의 협의체로 최근에는 이집트, 이란, 에티오피아, UAE 등의 국가까지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한국이 자국의 관세를 인상할 경우, 그만큼의 비율이 미국이 부과하는 25% 관세에 추가로 가산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한국이 수년간 유지해온 관세 및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발생한 불균형한 무역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과 오랜 무역 파트너십을 지속하길 희망하며, 만약 한국이 폐쇄적인 무역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자국의 무역 장벽을 제거한다면 이번 조치에 대한 재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25%의 별도 관세를 명확히 시사하면서,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부품사 전반에 미칠 파장은 불가피해졌다. 현대모비스, SL, 한온시스템 등 주요 부품업체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5%는 생산원가 구조상 사실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결국 미국 내 공장 증설이나 신규 투자를 통한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약 70억 달러(약 9조 원)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메타플랜트를 건설 중이며, 이번 조치는 해당 투자의 전략적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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