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또 한 번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다. 이번에는 소셜미디어 X 여론조사를 통해 새로운 정당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전격 예고하며 정치 실험에 나섰다. 다만 아직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정식 등록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주별 선거 운동 허가 신청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엄청난 자금력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3정당 창당 시도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머스크의 정치 실험, 실체는 아직 미지수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 이후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는 아메리카당을 통해 하원의원 8~10명, 상원의원 소수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인물이나 정책, 조직 구성 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머스크의 정치 실험이 성공하려면, 결국 그와 같은 ‘새 정치의 보금자리’를 찾는 세력이 모여야 가능하다.
미국 내에서는 양당 모두에 실망한 유권자가 적지 않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10명 중 4명, 특히 무소속 유권자의 76%가 “현재 양당 모두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이 불만 세력을 실제 정치 세력으로 조직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실리콘밸리·암호화폐 세력 연합 가능성도
정치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암호화폐 지지자와 실리콘밸리 진영의 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실질적 성과를 얻지 못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머스크는 대표적인 ‘친 암호화폐’ 인사로 꼽히며, 향후 X 플랫폼이나 광고를 통해 이들의 지지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공지능(AI) 규제 완화 등을 둘러싸고 실리콘밸리 진영과 트럼프 행정부의 충돌이 심화되면서, 이들 기업인들도 머스크의 정치 실험에 동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 실제 정치 세력화 가능성은 낮다
실제 아메리카당이 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정치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특정 정치인이나 인사를 영입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 민주당 존 페터먼 상원의원, 공화당 리사 머코우스키 상원의원 등이지만,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제3정당 활동 경력이 있는 앤드루 양은 “기존 정당 내부에서 갈등을 겪는 정치인들이 새로운 선택지를 찾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머스크와의 연대 여부에는 즉답을 피했다. 정치 컨설턴트들은 머스크가 파격적인 방식으로 인재를 끌어들이려 해도, 명확한 정책 비전이 없고 지나친 돌출 행동으로 인해 인재 유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 과거 실패의 그림자 속 머스크의 모험
미국 정치에서 제3정당이 실패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 로스 페로가 주도한 개혁당(Reform Party)이 대표적이다. 페로는 1992년 대선에서 18.9% 득표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국 의회 진출에는 실패했다. 현재 미국 내 등록 유권자 비율에서 상위 5개 소수 정당을 모두 합쳐도 1~2%에 불과하다.
민주당 측에서는 머스크의 정치 실험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3정당을 만든다고 해도, 18개월 내 무너질 것”이라고 비꼬았다. 정치권에선 머스크의 움직임이 공화당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의 경영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정치 전문가들은 “테슬라 이사회나 주주들이 머스크의 정치 행보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머스크가 정치 대신 경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결론: 머스크의 정치 도전, 결국 실패로 끝날까?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실험은 현재로서는 ‘말뿐인 정당’에 불과하다. 공식 등록, 조직 구성, 인물 영입, 정책 비전 등 필수 과제가 모두 미완성이다. 그럼에도 그의 무모한 도전이 계속 주목받는 이유는 머스크가 지닌 막강한 주목도와 자금력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정치 현실은 냉정하다. 양당 체제의 벽은 높고, 머스크가 자칫 정치판에서 발을 헛디디면 테슬라를 포함한 본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이번 실험은 미국 정치의 냉혹한 현실만 재확인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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