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중국의 승용차 소매 판매는 18.1% 증가한 208만대를 넘었다. 올 해 상반기 전체로는 10.8% 증가한 1,090만대였다. 수출을 포함한 전체 신차 판매는 11% 증가한 1,565만대였다. 올 해 연간 판매는 4.7% 증가한 3,3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YD는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14만 대를 인도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은 205만 대를 인도하며 200만 대를 넘어선 두 번째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었다. 제일자동차그룹은 6.1% 증가한 157만 대, 창안자동차는 136만 대, 체리자동차는 126만 대, 지리홀딩그룹은 141만 대를 인도했다. 지리차는 2025년 연간 판매 목표를 271만 대에서 300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 샤오펑은 6월 3만4,611대를 인도하며 8개월 연속 월 3만 대 이상 판매 기록을 이어갔다. GM과 중국 합작 투자사는 2025년 2분기 44만7,000 대 이상을 인도하며 4년 만에 가장 큰 분기 매출 급증을 기록했다. 지금 중국 자동차산업은 잘 나간다. 과연 그럴까?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중국에 관한 뉴스 중 시진핑 주석 실각설이 특히 한국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공산당과 군부의 권력구조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금방이라도 시진핑이 물러날 것처럼 이야기한다. 클릭수를 노린 컨텐츠도 많다. 다른 나라보다 특히 한국의 미디어들이 더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자극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SBS와 YTN의 러브버그 참새 관련 인공지능 영상 오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공지능은 이런 추측성 기사를 그럴듯하게 만드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글로벌오토뉴스가 정치뉴스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는 없다. 다만 중국에서는 실각설 혹은 권력 약화설은 중국 내외에서 주기적으로 불거져 나오는 정치적 추측이라는 의견이 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중국 정치의 불투명한 특성과 최고 지도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소문들은 때때로 증폭되곤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어떤 권위 있는 국제 언론이나 분석 기관에서도 시진핑 주석의 권력이 실질적으로 약화되거나 그의 최고 지도자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제시한 바 없다. 오히려 그는 장기 집권 기반을 공고히 다져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최근의 실각설은 중국 정치 체제의 불투명성 속에서 극히 제한된 정보와 정황을 바탕으로 한 추측이나 희망 섞인 관측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정설인 듯 싶다. 최고 지도부와 관련된 정보는 철저히 통제되며, 외부로 알려지는 내용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루머는 검증되지 않은 채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의 정보가 개방적이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이렇게 정리하는 것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정치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은 자본주의 국가나 사회주의 국가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정리해 봤다.

그런 상황에서 더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만약 정국이 불안하다면 자동차산업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었다. 지난 6월 칼럼에서 최근 부쩍 중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전한 바 있다. 6월 6일부터 중국 충칭에서 열린 국제 자동차 컨퍼런스에서는 신차 시장의 '치킨 게임'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쏟아졌다는 것이 중국 자동차산업의 현실이 녹녹치 않다고 분석했었다. 중국 매체들도 이와 관련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여러차례 언급했듯이 중국 자동차산업에 대해서는 급성장과 공급과잉이라는 두 개의 뉴스가 공존하고 있다. 그것을 합하면 작금의 가격 인하로 요약된다. 이는 결국 여전히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회사들의 수익성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얘기다.
2025년 1분기 기준 BYD의 영업이익률도 5.4~6.4%로 심각하다. 물론 이 데이터의 신뢰성은 불확실하다. 샤오펑이 -6.6%, 니오 -53/3%로 지리홀딩이 -8.5% 등 미디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업체들의 현실은 더하다. 그 와중에 하나 둘 파산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제한된 뉴스 속에서 취득한 자료 정도라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나마 글로벌 시장조사회사들의 데이터를 종합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급격한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군소 업체들의 파산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수익성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신에너지차 부문에서 과잉 경쟁과 치열한 가격 전쟁이 펼쳐지면서, 생산 규모가 영세한 기업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수년간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수익성 자료를 종합해 보면, 일부 선두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거나 낮은 이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체적인 판매량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고정비 부담을 상쇄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그 배경을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높은 R&D 및 생산 투자 비용에 관한 것이다. 전기차 개발에는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생산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다. 소규모 업체들은 이러한 초기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고, 투자금 회수를 위한 충분한 생산 및 판매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치열한 가격 경쟁을 통한 제로섬 게임도 큰 이슈다. 선두 주자인 BYD, 테슬라 등은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후발 주자들에게 더욱 가격 인하 압박으로 작용하여, 마진율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저가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결국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자 폭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잘 나가는 BYD마저도 6월 말 일부 중국 공장의 교대 근무를 줄이고 새로운 생산 라인 추가 계획을 연기하는 등 생산 노력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신뢰성은 담보할 수 없다. 어쨌든 생산 감축 조치는 최소 4개 공장에서 시행되었으며, 야간 근무가 취소되고 생산량이 최소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뉴스가 등장했다. 이러한 조치의 정확한 규모와 기간은 불분명하다. 다만 생산 감축 소식에 BYD의 주가가 거의 1% 하락했다는 점은 마냥 헛소문은 아니라는 방증일 수 있다.
세 번 째로는 낮은 생산 효율성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부품 조달에서 협상력이 떨어지고, 생산 공정의 효율성이 낮아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는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규모의 경제'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운영 비용 부담도 큰 도전이다. 판매, 마케팅,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등 차량 판매 이후 발생하는 운영 비용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충분한 판매량 없이는 이러한 고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BYD, 지리자동차, SAIC(상하이자동차) 등 일부 대형 제조사만이 의미 있는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BYD는 2023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하는 등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과거 전기차 스타트업 대표주자로 꼽히는 니오, 샤오펑, 리 오토조차도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간신히 흑자를 기록하는 수준이다.
알릭스파트너스는 리 오토는 2023년 연간 수익성을 달성했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한 성공 사례이며, 니오나 샤오펑 등 다른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상당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판매량 증가가 반드시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알릭스파트너스 외에도 이런 분석을 하는 업체들은 많다. 교과서식이기 때문이다. 또는 서구사회의 논리를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쓴 이 칼럼도 사실은 교과서적인 면이 많다.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교과서적인 분석이 급변하는 세상의 변화를 읽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것을 전제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과거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은 수많은 전기차 스타트업의 난립을 부추겼다. 그러나 보조금이 점차 축소되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현재 100개가 넘는 신에너지차 브랜드 중 대다수가 향후 몇 년 안에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대형 그룹에 흡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건전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쨌든 지금까지 확인된(물론 확인되지 않은 것이 더 많겠지만) 중국 자동차회사들의 파산 관련 소식만 정리해 보자. 특히 신에너지차 부문의 급격한 성장과 이에 따른 과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 통합과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알릭스파트너스는 2024년에만 129개의 신에너지차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존재했으나, 2030년까지 재정적으로 생존할 브랜드는 15개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8년부터 2025년 사이에 약 400개의 중국 전기차 기업이 사업을 중단했거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수치의 정확성은 21세기 초나 지금이나 담보할 수 없다.
이러한 파산의 주된 원인은 다음과 같다고 분석했다. 과잉 경쟁과 가격 전쟁이 우선이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고 수많은 신생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됐다. 이로 인해 완성차 및 부품 업계 전반에 걸쳐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졌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BYD와 같은 선두 기업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는 후발 주자들에게 치명타가 되었다.
투자 대비 낮은 생산 규모도 이슈다 .전문가들은 연간 200만 대 미만을 판매하는 제조사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구개발(R&D) 비용은 높은데 생산 규모가 작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도태되는 현상이다. 중국 내 자동차 전문가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고 있다.
많은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핵심 기술력이나 독자적인 차별점 없이 단기적인 보조금 혜택을 노리고 진출했다. 그러나 기술력 및 차별화 부족으로 인해 이들은 급변하는 시장과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상실했다.
수요 둔화로 인한 재고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일부 시점에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특정 모델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서 재고가 쌓이고 현금 흐름이 악화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특히 BYD와 같은 선두 기업들도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 국가들의 관세 비관세 장벽도 큰 도전 과제다. 국제 무역 장벽과 보호주의 강화, 특히 유럽 등 주요 시장의 관세 부과 움직임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해외 확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신차를 중고차로 위장해 수출하는 편법까지 동원될 정도로 수출 활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최근 파산하거나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주요 기업 및 합작사로는 다음과 같다. 물론 이 역시 그나마 주목을 끄는 것들일 뿐이다. 군소업체들은 뉴스에도 오르지 못한다는 것은 내연기관 시대와 다르지 않다.
하이파이(HiPhi, 휴먼 호라이즌스는 2024년 자금 조달 및 운영 문제로 생산이 중단됐다. WM 모터는 2023년 10월 파산 신청 후 자금 조달 실패와 투자자 신뢰 상실로 인해 파산했다. 이로 인해 WM 모터 차량 소유주들은 차량 제어 앱이 비활성화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2022년 파산 신청한 GAC 스텔란티스(시작은 GAC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오랜 판매 부진 끝에 2025년 7월 공식적으로 파산이 선고됐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중심의 사업 모델이 신에너지차 전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타 브랜드를 보유한 호존 오토도 2025년 1월 파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태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 부진과 현지 생산 목표 미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니오나 샤오펑, 리오토 등도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형 자동차 그룹으로의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가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중국 정부는 소비를 늘리기 위해 소비재 보상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동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경쟁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세기 초 미국의 자동차산업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제에서의 이야기다. 자주 하는 이야기이지만 당시의 미국과 지금의 중국은 시장 규모가 다르고 기술 수준이 다르다. 인류의 역사에서 패권은 항상 시장을 따라 이동했다는 이론이 더 설득력 있다. 다만 트럼프로 인해 전 세계가 혼돈의 도가니로 빠져 있어 예측 불허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이 시한 폭탄일까? 어공과 늘공이 부딛히고 있다. 어공은 무능하고 무도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고 늘공은 속내를 알 수 없다. 어느 나라가 더 불안할까? 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취득 할 수 있다면 미래의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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