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공공연구기관이 추진 중인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ABCI 3.0(AI Bridging Cloud Infrastructure 3.0)’이 오는 2026년 초 본격 가동된다. 이는 일본의 AI 연구·개발 역량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국가전략적 프로젝트로,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기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ABCI 3.0은 초당 6엑사플롭스(10¹⁸ FLOPS) 수준의 AI 연산 성능을 목표로 구축된다. 이는 기존 ABCI 2.0 시스템 대비 약 7배 향상된 규모로, 싱글 정밀도 기준 3엑사플롭스, 하프 정밀도 기준 6.2엑사플롭스 성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HPE 크레이(Cray XD) 기반 구조 위에 수천 대의 NVIDIA H200 Tensor 코어 GPU가 탑재되며, 최신 Quantum‑2 InfiniBand 네트워크를 통해 고속 데이터 전송과 응답 속도를 확보한다.
ABCI 프로젝트는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가 운영하며, ABCI 3.0은 생성형 AI, 자율로봇, 학술 연구 등 고난도 AI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공공기관과 학계, 스타트업에 개방형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되며, 일본 AI 생태계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IST 운영 책임자인 히로타카 오가와(Hirotaka Ogawa)는 “ABCI 3.0은 산업계뿐 아니라 학계와 신생 기업들에게도 AI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일본의 국가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 경제산업성(METI)이 주도하는 AI 및 반도체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공 예산이 투입됐다. 설계 및 구축은 AIST, HPE, NVIDIA의 협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및 AI 인프라 자립 기반 마련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ABCI 3.0은 일본의 AI 연구개발 생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인프라”라며, “전 세계 슈퍼컴퓨팅 경쟁에서 일본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슈퍼컴퓨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일본의 ABCI 3.0 도입은 기술 자립과 주권 강화를 노린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중국 중심의 슈퍼컴퓨팅 패권 구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AI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문가들은 2026년 가동 이후 ABCI 3.0이 일본의 AI 인프라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AI 기술 상용화 및 연구 효율성 면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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