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고기능 모빌리티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기아가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목적기반차(PBV) PV5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탄소중립과 대기질 개선이라는 과제 속에서 경상용차의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물류 기업을 중심으로 PBV(Purpose Built Vehicle)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용차 시장은 친환경, 고기능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15일 ‘글로벌 경상용 전기차 및 PBV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24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경상용 전기차는 약 66만 대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전체 경상용차 중 전기차 비율은 7%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료비와 유지비 절감 등의 경제성과 각국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5만 대 이상으로 시장을 주도했고, 유럽은 11만 대, 미국은 2만 6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은 특히 대형 유통·물류 기업이 전기 배송 차량 도입을 가속화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경상용 전기차는 도심 내 단거리 운행 특성상 공회전과 정차가 잦아, 내연기관 대비 탄소배출 기여도가 높다. 이에 따라 도심을 중심으로 전동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배터리 가격 하락과 충전 인프라 확충 등으로 총소유비용 측면에서도 내연기관차 대비 경쟁력이 높아지는 추세다.
PBV는 특정 목적에 맞춰 설계된 이동수단으로, 무인 배송, 이동 상점, 복지 차량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고령화 및 도시화에 따른 맞춤형 모빌리티 수요 증가와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라 PBV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기아는 2025년 7월 출시 예정인 ‘PV5’를 시작으로 전용 플랫폼 기반의 PBV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연간 25만 대 판매를 목표로 유럽, 한국, 기타 지역 등으로 시장을 넓힐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포터와 봉고 등 1톤 전기트럭이 한때 급성장했으나, 충전 인프라 부족과 짧은 주행거리 문제로 판매가 급감했다. 반면 중국산 전기 밴이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높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최초의 전기 승합차 모델로 기아 PV5 패신저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모트렉스 등 부품 기업도 맞춤형 PBV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경상용 전기차는 전체 차량의 12%에 불과하지만 도로 운송 부문 탄소배출의 약 47%를 차지한다. 따라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도심 대기질 개선을 위해 경상용차의 전동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다.
KAMA는 경상용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대비해 충전 인프라 확충, 인증제도 간소화, 국산 PBV 경쟁력 강화, 금융 지원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제안했다. 국내 제조사의 품질력과 전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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