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에 진행된 서머 게임 페스트를 시작으로 한달 간격으로 연이어 글로벌 게임쇼가 개최되면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한국 게임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지난 11일에 중국에서 진행된 서브컬처 행사 빌리빌리 월드에 펄어비스, 시프트업, 넥슨, 네오위즈, 에피드게임즈 등이 참가하더니, 오는 8월 1일 개막하는 차이나조이, 8월 20일 개막하는 게임스컴, 9월에 개최되는 도쿄게임쇼까지 많은 한국 게임사들이 벌써부터 참가를 확정하고 신작 공개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올해 연말 ‘붉은사막’ 출시를 예고한 펄어비스다. 펄어비스는 지난 2020년 더 게임어워드에서 ‘붉은사막’을 처음 공개한 이후 글로벌 게임쇼에 매년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출시 준비가 본격화된 올해부터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게임쇼까지 모두 참가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에 빌리빌리 월드에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이나조이에도 단독 부스로 참가하며,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도 참가를 미리 확정해, 이번 여름에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말 붉은사막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게임쇼에 적극 참가하는 것은 당연한 행보이지만, 이용자들이 관심은 게임쇼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쏠려 있다. 이번 빌리빌리 월드에서는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선보였던 4종의 보스전을 똑같이 들고 나와 다소 실망감을 줬지만, 앞으로 있을 게임쇼에서는 게임의 본격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오픈월드 콘텐츠가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펄어비스의 지난 행보를 보면 4종의 보스전 콘텐츠를 미디어 대상으로 비공개 시연을 선보인 후 다음 게임쇼에서 일반인 시연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서머 게임 페스트에서 미디어 대상으로 오픈월드 콘텐츠 시연을 진행했으니, 다음 게임쇼에서 오픈월드 콘텐츠를 일반 공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황상 차이나조이보다는 게임스컴이 될 확률이 높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정확한 출시일 공개를 언제 할 것인지다. 글로벌 게임쇼에서 대형 소식을 공개하는 것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고, 북미, 유럽 시장을 겨냥한 게임인 만큼, 이 역시 게임스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참고로 펄어비스는 최근 해외 쇼핑몰에서 ‘붉은사막’ 사전예약 페이지가 유출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크래프톤 역시 펄어비스 못지 않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얼리액세스를 시작한 인조이와, 올해 출시를 앞둔 PUBG 블라인드 스팟을 알리기 위함이다. 크래프톤은 서머 게임 페스트에 이어, 빌리빌리 월드에도 PUBG 블라인드 스팟을 선보였으며, 게임스컴에도 인조이와 PUBG 블라인드 스팟, PUBG 배틀그라운드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밝혔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인조이다. 올해 초 얼리액세스를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인조이는 잠재력은 인정받았으나,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고전 중이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첫 번째 DLC를 공개할 예정인 만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올해 여름 얼리액세스 출시가 예정됐던 언노운월즈 스튜디오의 ‘서브노티카2’가 게임스컴의 메인 게임이 됐어야 했지만, ‘서브노티카2’는 전 대표들과 법적 분쟁 문제가 터지면서 내년으로 출시가 연기돼, 내년 게임쇼에서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게임스컴에는 카카오게임즈도 개발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갓 세이브 버밍엄’으로 참가한다. 지난해 게임스컴에서도 중세를 배경으로 쇠스랑 등 농기구를 들고 싸우는 독특한 좀비 서바이벌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올해는 더 업그레이드된 플레이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서머 게임 페스트에 이어 이번 게임스컴까지 참가하는 것으로 보아 조만간 얼리액세스 소식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도쿄게임쇼도 일찌감치 참가를 확정한 게임사들이 많다. 넥슨과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엔씨AI, 컴투스, 클로버게임즈가 참가를 확정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국공동관으로도 많은 인디 게임사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아직 출품작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스마일게이트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컴투스의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 등 출시를 준비중인 신작들이 많은 만큼, 완성본에 가까운 시연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많은 비용과 준비 시간이 필요한 글로벌 게임쇼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 게임사들이, 기대했던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