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롬비아대학과 뉴욕-프레스비테리언 병원이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심장 진단 도구 ‘EchoNext’가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반 심전도(ECG)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장 구조질환을 77% 정확도로 진단해, 전문 심장내과 의사의 평균 진단 정확도(64%)보다 약 13%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최근 등재되었으며, 응급실 진입 단계에서의 심장 질환 스크리닝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EchoNext는 수천 건의 과거 심전도와 심장초음파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후, 현재 환자의 ECG를 분석해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 이상 가능성을 예측한다. 인간 의사가 직접 초음파를 보지 않고 ECG만을 통해 판단할 때의 오차를 줄이고, 심부전·심근비대·심장판막 질환 등 주요 구조적 문제를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
공동 연구 책임자인 콜롬비아대 앤드류 아데노 박사는 “AI는 비정형 패턴 인식에 강점이 있으며, 특히 증상이 없는 잠복성 질환을 조기에 감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EchoNext가 향후 미국 내 5천 개 이상 병원 응급실에서 도입될 경우, 불필요한 초음파 검사와 입원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흉통·호흡곤란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하면 대부분 ‘예방적’으로 심초음파 검사를 진행했으나, EchoNext를 활용하면 선별적 판단이 가능해진다.
시험 현장에서는 EchoNext가 약 20초 내 진단 결과를 출력해, 의사의 의사결정 보조 도구로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I 진단의 법적 책임 소재와 오진 리스크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일부 의학계 인사들은 “AI가 진단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도구로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AI의 학습 데이터 편향 문제, 특정 인종이나 연령층에서의 예측 정확도 차이 등도 지속적인 감시와 개선이 요구된다.
EchoNext는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의료기기 승인 절차를 준비 중이며, 연내 일부 대형 병원 체계에서 파일럿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본격 상용화될 경우, 특히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 ‘AI 의사’ 역할을 일부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 리사 정 박사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면서도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EchoNext는 2025년 의료 AI 도입의 대표 사례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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