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미국산 배터리를 활용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GM)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너럴 모터스(GM)과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가 미국산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는 GM은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내재화 비율을 높이고 사용 후 배터리의 재활용 및 ESS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와의 협력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양사는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GM이 생산한 신품 배터리와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한 미국 내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GM은 이번 협력으로 배터리 기술을 단순히 전기차를 넘어서 그리드(전력망) 전반의 에너지 회복력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에 대한 수요가 인프라 수준으로 격상된 가운데 이루어진 전략적 제휴다.
GM은 자체 얼티엄(Ultium) 배터리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기차 전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고에너지 밀도, 모듈화 구조, 빠른 충전 효율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얼티엄 배터리는 허머 EV, 캐딜락 리릭, 실버라도 EV 등 다양한 GM 전기차 모델에 적용된다. 최근에는 전기차 외 영역으로의 확장을 모색하면서, 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하거나 ESS에 적용하는 ‘세컨드 라이프’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GM은 이미 네바다주 스팍스(Sparks)에 위치한 레드우드의 12MW/63MWh급 마이크로그리드에 사용된 세계 최대 규모의 세컨드 라이프 배터리 프로젝트에 자사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AI 인프라 전문 기업인 크루소(Crusoe)에 전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북미 최대 마이크로그리드로 평가받고 있다.
레드우드 머티리얼즈는 테슬라 공동 창립자이자 전 CTO인 J.B. 스트라우벨(JB Straubel)이 설립한 미국의 배터리 재활용 및 소재 공급 전문 기업이다. 사용 후 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핵심 원소를 추출하고, 이를 다시 배터리 제조에 공급하는 순환형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2024년에는 ‘레드우드 에너지(Redwood Energy)’라는 신규 사업부를 출범해, 신품 및 재활용 배터리를 통합한 에너지 저장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 해당 시스템은 빠르고 저비용으로 구축 가능한 ESS로,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 설비 등 고전력 수요처를 중심으로 보급하고 있다.
레드우드는 이미 연간 수십 GWh 규모의 재활용 배터리 소재를 생산 중이며 2030년까지 미국 내 최대의 폐배터리 재활용 허브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네바다주 스팍스에 위치한 175만 제곱피트 규모의 캠퍼스를 중심으로, 재활용 공정 및 배터리 소재 생산 능력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GM의 커트 켈티 부사장은 “전력 수요가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려면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배치 가능한 국내 에너지 저장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GM의 배터리는 그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드우드의 스트라우벨 CEO 역시 “AI와 산업 전반의 전동화 흐름은 에너지 시스템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GM의 신품 및 세컨드 라이프 배터리를 활용한 레드우드의 ESS는 미국의 에너지 독립과 제조 자립성 강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해법”이라고 밝혔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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