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형 볼보 EX90이 시장에 등장한 이후, 기대와 동시에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차량 내부에 탑재된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의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술로, 졸음운전이나 부주의한 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기능이다. 볼보는 이 시스템을 ‘미래형 안전장치’로 강조해왔고, <타임>지는 이를 최근 가장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ddit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감시받는 기분이다”, “해당 기능을 끌 수 있는 옵션이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내부 카메라 위치는 어디에?
차량 내부의 카메라는 ▲운전석 계기판 하단 ▲전면 대시보드 중앙 스피커 주변 ▲천장 등 최소 3곳 이상에 설치되어 있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빨간 불빛이 육안으로 보이기도 하며, 카메라를 가리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즉각 경고를 표시한다. 소비자들은 해당 카메라의 비활성화가 가능한지 여부와, 차량의 감시 시스템이 데이터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손상 유발하는 라이다 센서
EX90에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위해 라이다(LiDAR) 센서도 탑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 라이다 센서가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에 손상을 입힌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Reddit에서는 EX90을 촬영하던 도중 렌즈에 보라색 번짐 현상이 나타나는 영상이 공유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차량 상단의 라이다 유닛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레이저가 방출되며, 이로 인해 특정 스마트폰의 이미지 센서가 손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 촬영 시 라이다 유닛에 직접 초점을 맞출 경우, 렌즈 내 번짐 현상 및 영구적인 화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완성도, 여전히 미흡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기 SUV라는 EX90의 콘셉트와는 달리, 출시 초기부터 품질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Consumer Reports에 따르면 테스트 차량은 에어백 경고등이 점등된 채 출고되었으며, 충돌 자동 알림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블루투스 오디오 ▲공조 시스템 ▲블라인드 스팟 경고 시스템 등이 간헐적으로 오류를 일으켰다.
또한, 차량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라이다 기반 ADAS 시스템도 현재는 ‘학습 모드’에 불과해, 실제 기능이 완전히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 역시 비판의 대상이다.

프리미엄 전기 SUV, 신뢰 회복이 우선
EX90은 8만 달러(한화 약 1억 1천만 원) 이상의 고가 모델로, 볼보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모델이다. 하지만 운전자 감시 기능과 라이다 이슈, 반복적인 소프트웨어 오류 등은 소비자 신뢰를 흔들고 있다.
볼보는 브랜드 철학으로 ‘안전’을 강조해왔지만, EX90에 대한 연이은 논란은 디지털 전환 속 기술 완성도와 고객 기대치 간의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향후 EX90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에 달려 있을 것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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