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중국 PHEV 연간 판매량이 2024년 대비 약 2.2배 증가하여 2032년에는 약 1,141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BYD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지리자동차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엔진 기술을 적극 통합하며 BYD 추격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지리자동차는 BYD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볼보와 르노의 엔진 기술을 자사 PHEV 라인업에 통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리는 볼보 인수 이후 2021년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오로베이(Aurobay)를 설립하며 엔진 기술 도입을 본격화했다. 2024년에는 르노와의 합작투자로 새로운 파워트레인 합작회사 호스 파워트레인을 설립해 오로베이를 통합했다.
이는 2010년대 후반부터 유럽 및 미국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처분한 엔진 부문과 엔지니어들을 지리가 빠르게 흡수하며 확보한 기술력이다. 지리는 PHEV의 핵심인 효율성에 주목하며, 엔진 효율이 PHEV의 주행 거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이 사양, 특히 주행 거리에 민감한 경향이 있어 열효율 같은 간접 지표도 중요한 판매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는 분석이다.
검증이 필요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지리는 2025년 BYD의 46% 열효율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인 47.26%의 열효율을 달성한 새로운 EM AI 슈퍼 하이브리드 2.0 PHEV 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이 적용된 신형 갤럭시 A7 세단은 2,100km(CLTC 모드) 이상의 주행 거리를 자랑하며, 이는 BYD의 5세대 PHEV 기술 'DM-i'와 동등한 수준이다. HORSE 파워트레인의 엔진 라인업은 르노의 최신 엔진 시스템인 'HR 타입'을 상당 부분 통합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지리는 유럽 기업으로부터 엔진 기술을 집결하는 동시에, 메탄올 및 수소 엔진 등 미래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에는 메탄올-가솔린 혼합 사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기술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 엔진은 48.15%의 열효율을 목표로 한다. 수소 엔진 개발 또한 진행 중이며, 메탄올 엔진보다 늦게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BYD의 PHEV 성공에 자극받아 중국 내에서는 지리 외에도 장청자동차오 체리 자동차 등 여러 기업이 고효율 엔진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개발된 PHEV 시스템을 향후 유럽 및 기타 국가의 해외 기업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정체가 나타나면서 HEV 및 PHEV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지리가 볼보와 르노의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HEV 및 PHEV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