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 계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보험 제도를 악용해 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출처 :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최근 불거진 '제로킬로미터 중고차'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문제의 핵심은 실제 소비자에게 인도되지 않은 차량에 대해 사전 보험 가입을 통해 판매로 집계했다는 것으로,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언론이 일제히 해당 관행을 비판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지커와 네타(Neta)가 차량 판매 실적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기 위해 등록 전 차량에 보험을 먼저 가입시키고 이를 판매한 것으로 계상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산업 관행상 보험 가입 차량은 판매된 것으로 간주한다. 지커와 네타가 이 방식을 활용해 분기 또는 월간 목표 실적을 맞춘 것처럼 보이도록 조작했다는 것이다.
지커는 특히 지난 2024년 말 샤먼(厦门) 지역의 국영 딜러사 샤먼 C&D(Xiamen C&D)를 통해 대량 보험 등록을 실시했고 일부 차량은 이후 베이징과 충칭 등 타 지역에서 실제 고객에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커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실제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까지 법적으로 '신차'로 간주하며 보험 가입은 전시 중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일부 차량은 3~5개월간 전시장에 전시된 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며,구매자에게는 전시 이력이 고지되고 일반 신차와 동일한 보증과 혜택이 제공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논란과 관련해 내부 태스크포스를 꾸려 전 판매 채널을 점검 중"이라며 판매 과정의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가 입수한 판매 영수증과 딜러 인터뷰에 따르면, 지커의 일부 차량은 등록 전 보험에 가입됐고, 고객이 인도받기 전부터 보험 기간이 이미 시작된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된 사례도 드러나 지커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로킬로미터 중고차(Zero-mileage used car)’ 관행은 과잉생산과 출혈경쟁이 극심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사들은 유통 재고나 전시차량에 보험을 미리 가입시켜 실적을 조작하고, 딜러는 부담을 떠안은 채 이들 차량을 할인 또는 사은품과 함께 소비자에게 전가해 왔다.
중국 정부는 제조사들의 이같은 관행을 '비정상 경쟁'으로 규정하고 등록 6개월 이내 재판매를 금지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현지에서는 지커와 네타 등 제조사들의 편법 실적 부풀리기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 전기 스타트업 업체들의 구조 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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