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테크 중심지 카르나타카주가 추진 중인 차기 5개년 정보기술(IT) 정책 발표가 인공지능(AI) 통합 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연기됐다. 당초 2025년 상반기 내 발표 예정이었으나, AI를 독립 정책으로 다룰지 기존 IT 정책 내에 포함시킬지를 두고 주정부 내부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하면서 오는 11월 벵갈루루 테크 서밋 시점으로 발표가 미뤄졌다.
이번 정책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의 IT 산업 로드맵을 제시할 중장기 청사진으로, 벵갈루루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산업 육성과 규제 정비가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급변하는 생성형 AI 기술 발전과 규제 환경 변화로 인해 AI 항목의 취급 방식이 정책 전반을 흔들고 있다.
카르나타카주 IT·BT부는 유럽연합의 ‘AI법’처럼 AI를 독립 영역으로 분리해 엄격히 규율할지, 아니면 미국식 자율 기반 프레임워크처럼 기존 IT 정책 안에 통합할지를 두고 전문가, 산업계, 학계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한 주정부 관계자는 “AI 규제는 아직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주정부 정책이 앞서 나갈 경우 정책 충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 발표 지연과 함께, 카르나타카주는 최근 AI 관련 실태 조사 및 설문을 실시하고 있다. 주내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AI 도입 수준, 인재 수급 상황, 규제 수요를 파악해 정책 반영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하는 중이다. 또한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의견도 정책 설계에 반영할 방침이다.
Priyank Kharge IT·BT 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은 산업의 근간을 바꾸고 있으며, 정책 설계 역시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 IT 인프라 정책은 큰 틀에서 유지하되, AI가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을 고려해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발표 연기가 단기적인 혼선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수용성과 정합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글로벌 AI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정책 발표 지연이 스타트업 투자, 해외 협력, 인재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카르나타카주는 인도에서 가장 큰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한 주 가운데 하나로, 벵갈루루를 중심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포시스, Wipro 등의 글로벌 기업 R&D 센터가 집중돼 있다. 이번 정책은 이들 기업과의 협력 구조, 데이터 사용 규제, AI 윤리 기준, 공공부문 AI 도입 등 실무적 과제를 포괄할 예정이다.
2025년 11월로 예정된 벵갈루루 테크 서밋에서 정책 초안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AI를 중심에 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카르나타카의 디지털 리더십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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