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Waymo)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14세 이상 청소년이 보호자 없이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은 2025년 7월부터 시작됐으며, 자율주행차(AV)의 실사용 대상이 청소년까지 확대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웨이모는 이번 청소년 대상 서비스에서 부모가 감독하는 전용 계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부모는 자녀의 실시간 위치 추적, 탑승 내역, 정산 정보 등을 열람할 수 있으며, 안전 사고나 문의에 대비한 전담 상담팀(Rider Support)이 별도로 배치된다. 운행은 피닉스 지역 내 315평방마일(약 816㎢)의 운영 구역에 한정된다.
NBC 뉴스는 웨이모의 이 같은 시도를 “부모의 시간과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혁신”이라 소개하며, 여러 자녀를 키우는 가정과 장거리 통근에 시달리는 가정에서 호응이 높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자녀의 방과 후 이동, 학원 통학, 친구 집 방문 등의 수요가 많고, 미국의 10대 운전면허 취득률이 감소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로보택시 전쟁, 테슬라 vs 웨이모
웨이모의 청소년 대상 서비스 개시는 경쟁사 테슬라의 로보택시 프로그램 확대 발표 직후 이뤄졌다. 엘론 머스크는 지난달, 오스틴에서 시작한 자율주행 라이드셰어 서비스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초기 차량에는 모니터링 요원이 동승하지만 향후 제거될 예정이다.
테슬라가 '스케일'과 기술 중심 전략이라면, 웨이모는 지역 밀착형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웨이모는 이미 피닉스를 포함해 샌프란시스코, LA,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향후 애틀랜타, 마이애미, 워싱턴 D.C. 진출을 준비 중이다.
웨이모 측은 이번 청소년 전용 서비스가 “신중한 검토와 수년간의 실제 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조치”라고 강조하며, 자사 차량이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다만,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웨이모 차량의 소음과 충전 인프라 설치 문제로 일부 지역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의 협의도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디지털 모빌리티 수단으로서 로보택시의 잠재력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내 10대들의 자동차 소유·운전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 속에서, 자율주행차는 청소년의 ‘첫 번째 자동차’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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